조달청·LH 6670억 콘크리트파일 입찰담합 17개사 적발…과징금 472.7억
아파트 등 기초공사용 콘크리트 파일 입찰 담합 제재
공정위 "코로나19로 담합유인 확대…감시활동 강화"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동진산업 등 17개 사업자와 한국원심력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이 조달청 및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시행한 6670억원 규모(1768건)의 콘크리트 파일 공공구매 입찰에서 담합을 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업자들의 담합 유인이 확대된 만큼 감시 활동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30일 공정위는 지난 2010년 4월에서 2016년 5월까지 이들 17개 사업자가 낙찰 예정사, 들러리사, 투찰가격 등에 관해 담합한 뒤 이를 시행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472억69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담합 품목인 콘크리트 파일(PHC파일)은 철근, 골재(모래 및 자갈 등), 시멘트 등을 긴 원통에 넣고 고속 회전시켜 얻은 원심력을 활용해 만드는 건축 재료다. 아파트 및 역사 등 건축물의 기초공사에 쓰이는 부품인 만큼 LH와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이 주로 쓴다.
사업자들은 수도권, 호남권, 영남권 등 권역별 모임을 결성해 주 1회 등 주기적으로 모임 또는 전화 연락을 해 각 공공기관이 공고한 모든 입찰 건에 대해 낙찰 예정사, 들러리사, 입찰 참여방식(단독, 공동수급체, 조합) 등을 사전에 정했다. 낙찰 예정사를 납품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업체로 정했고 낙찰 예정사 및 들러리사 등은 기본적으로 권역 내의 사업자로 했다. 다른 권역의 사업자가 희망하면 다른 권역 사업자도 참여시켰다.
납품물량이 너무 많아 특정 업체에 몰아주기 어려운 대규모 입찰 건은 사전에 담합해 공동수급체를 꾸려 입찰에 참여하거나, 콘크리트조합을 참여시킨 뒤 자신들은 낙찰 물량을 배분받는 수법을 썼다. 낙찰 예정사는 투찰가격을 정한 뒤 정보를 들러리사에 통보해줬고, 들러리사는 그보다 높은 가격을 불러 낙찰 예정사가 합의대로 낙찰받도록 도왔다. 담합 가담 업체들은 이런 수법으로 1768건의 입찰에서 모두 낙찰을 받았다. 평균 낙찰률은 98.26%나 됐다.
공정위는 2010년 4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중소기업자만 참여하는 입찰을 통해서만 콘크리트 파일을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이들 사업자가 담합을 모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 17개 사업자는 6년 이상 담합을 해 같은 기간 콘크리트 파일을 일반 시장에 파는 값보다 비싸게 공공기간에 팔아넘기면서 부당이득을 편취했다. 그 결과 17개 사업자들의 2010~2016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9.7%나 됐다. 이는 담합을 하지 않은 2017~2018년의 평균 영업이익률 3%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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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 공정위 카르텔조사과장은 "이번 조치는 아파트 등 건축물 기초공사에 쓰이는 콘크리트 파일 공공 구매 입찰에서 장기간 은밀히 유지된 담합을 적발해 사업자들이 국가 예산이 들어가는 시장에서 담합으로 편취한 부당이득을 환수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공정위는 앞으로도 국민의 생활·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의 담합 감시를 지속 추진하고,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익성이 나빠진 사업자들의 담합 유인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담합 감시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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