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 동화매국문 병' 국보 박탈 "중국 작품…희소성도 없어"
원나라 도자기 '유리홍'과 흡사 "국보 지정 기준 충족하지 않아"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백자 동화매국문(銅畵梅菊文) 병’의 국보 지정이 취소된다. 조선 전기 백자가 아니라는 평가가 잇따라서다. 문화재청은 그동안 국보로서 가치 재검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 백자 동화매국문 병에 대해 국보 지정 해제를 예고한다고 29일 밝혔다.
일본인 골동품상 아마쓰 모타로(天池茂太郞)로부터 300엔을 주고 구매한 이 유물은 1974년 7월4일 국보로 지정됐다. 붉은색 안료인 진사(辰砂)를 사용한 조선 초기 작품으로는 드물게 화려한 문양과 안정된 형태가 돋보인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조선 전기 백자에 동화(銅畵·구리가 주성분인 안료로 문양을 장식하는 기법)를 활용한 예는 없다고 전해진다. 동화는 고려 후기인 13~14세기 유물 일부에서 문양이 확인되지만, 한동안 사라졌다가 18~20세기 백자에서 다시 나타났다.
이에 문화재청은 중국과 한국 도자사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꾸려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백자 동화매국문 병의 형태와 크기, 기법, 문양이 중국 원나라 도자기인 ‘유리홍(釉裏紅)’과 흡사하다고 결론지었다. 도자기가 15세기 조선이 아닌 14세기 중국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중국 도자기라고 해도 우리나라 문화사에 큰 영향을 미친 작품은 국보 지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백자 동화매국문 병은 출토지와 유래 측면에서 우리나라와 연관성이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비슷한 도자기가 중국에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돼 희소성이나 가치 또한 높지 않다고 판단됐다.
문화재청은 문화재위원회 논의를 거쳐 해제가 타당하다고 봤다. 관계자는 “인류 문화 관점에서 가치가 크고 유례가 드문 것이라는 국보 지정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인정됐다”고 했다. 한 달간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해제 여부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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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지정 해제는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자격을 잃은 유물은 거북선에 장착된 화기로 전해졌으나 가짜로 판명된 ‘귀함별황자총통’과 태종이 이형에게 발급한 3등 공신녹권 ‘이형 좌명원종공신녹권 및 함(보물 제1657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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