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변혁] 질본의 廳 승격, 독립성·전문성 키워줘야
[아시아경제 조현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출범하는 21대 국회에서 질병관리본부의 위상이 어떻게 강화될지 주목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안정적으로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할 기회를 얻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여야 모두 4ㆍ15 총선 때 보건복지부 산하의 질본을 질병관리청으로 승격시키겠다는 공약을 냈다. 별도의 중앙행정기관인 청(廳)급 조직으로 독립시키겠다는 의미다. 여야가 이견이 없는 데다 여권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신현영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자는 1호 법안으로 '질병관리청법'을 발의할 계획이다.
청 승격이 이뤄지면 질본은 독자적으로 조직 운영과 인사ㆍ예산, 정책 실행 등을 다룰 수 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이후 실장급에서 차관급으로 체급을 높였지만 한계는 여전하다. 인사와 예산의 결정권은 사실상 복지부가 쥐고 있다. 과장급(5급) 이상 인사는 복지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예산도 복지부 예산 총액 안에서 책정된다. 복지부 공무원들이 순환 근무를 하는 등 전문성도 떨어진다.
무엇보다 감염병 방역의 기본인 초동 방역을 실시하는 데 제한이 있다.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 2월 초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중국발 입국 제한과 관련, "고위험군이 덜 들어오는 게 좋다"고 했다. 하지만 복지부를 비롯한 외교부, 청와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석준 고려대 보건대학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보건의료 행정조직의 조직 현황과 의사의 참여 방식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한국은 복지부뿐 아니라 다양한 부처가 보건업무에 관여하고 있어 효율성 등에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이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2월 자체적으로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3단계로 격상한 것과 대조적이다. 감염병 발생 시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는 CDC는 인사ㆍ예산권은 물론 의심환자에 대해 경찰력도 동원해 강제처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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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본이 중앙행정기관으로 승격되면 독립성을 부여받고 권역별 산하조직 등을 운영할 수 있는 만큼 감염병 확산 등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여당이 6개 권역에 질본의 지역본부를 두고 5개 검역사무소를 설치하겠다는 구상도 CDC와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지역본부 신설이 현실화되면 질본은 지방자치단체에 직접 지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질본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 지방 조직이 '손발'이 되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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