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대변혁의 시대
<2> 바이러스와의 전쟁

의료체계 개편 필요하다
감염병 전문병원, 인센티브 줘야
음압병상·이동형음압기 확보
치명률·속도 낮추는게 중요

[코로나 대변혁] "감염병 터지면 바로 대응" 공적의료체계 확충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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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지난해 12월 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바이러스가 인류를 강타했다. '3차 세계 대전'에 비유될 정도의 공포와 혼돈으로 지구촌 곳곳이 신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공습은 현재와 미래에 관한 문제다. 당장은 코로나19의 확산을 차단하고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29일 기준 미국에선 누적환자는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전 세계 확진자는 314만명에 달한다. 중국 내 첫 환자보고가 있은 후 4달가량 지난 현재 사망자는 22만명에 육박한다. 21세기 가장 피해가 컸던 신종플루 당시 추정사망자(20만여명)를 넘어섰다. 현재 진행형인 이 싸움은 언제쯤 끝날 것인가. 더 큰 문제는 미래다. 코로나19는 인류가 언제든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벌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때도 지금처럼 허둥댈 것인가.

"민간병원 감염병 치료, 손해 아니다" 인식 줘야

코로나19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공공의료기관을 늘리는 등 공적의료체계를 확충해야 한다는 데 대해선 당국이나 의료계 사이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윤강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연구센터장은 "감염병 대응은 대표적 시장 실패 영역"이라며 "시장체계 작동이 어렵기에 우선 공공보건의료기관이 대응하는 게 타당하며 비용이나 효율이 아니라 사전예방 관점에서 판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광필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국가가 지정하는 음압격리병상을 몇 개 이상 확보해야 하느냐고 봤을 때 정해진 답은 없다"면서 "다만 경제적 이유로 민간병원이 갖추기 힘든 만큼 공적 차원에서 감염병 전문병원을 운영하거나 민간 의료기관이라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면 어떤 나라에서도 대응하기 힘들다"면서 "감염병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체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북 진안군의료원에 입원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구 경증환자들이 전원 완치 퇴원했다고 진안군이 20일 밝혔다. 진안의료원은 오는 22일부터 외래진료를 재개할 예정이다. 진안군 의료원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전북 진안군의료원에 입원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구 경증환자들이 전원 완치 퇴원했다고 진안군이 20일 밝혔다. 진안의료원은 오는 22일부터 외래진료를 재개할 예정이다. 진안군 의료원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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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어떻게다. 이번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보건당국은 감염병 전담병원을 지정하고 경증환자는 생활치료센터에 입소시키는 등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 이러한 체계를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간 내 공공의료기관 확충이 어렵다면 민간 병원이 서슴지 않고 참여할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하다. 현행 법령에선 보건복지부장관이나 시도 지사가 전담병원을 지정할 수 있는데, 그렇게 리스크를 떠안는 데 대한 지원방안이나 보상책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에서 코로나19 치료에 전념했던 동산병원이 경영난에 처하는 현실은 유행이 다시 번졌을 때 민간 병원의 참여를 주저케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하면 기존 환자를 옮기는 조치 등이 필요한데 그간 해본 적이 없던 조치"라며 "현행 법령에는 복지부장관이나 시도 지사가 전담병원을 지정할 수는 있으나 관련 절차나 기존 환자 전원방식 등이 없어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윤강재 센터장은 "권역별 감염전문병원까지 경비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한편 국공립대나 지역거점병원에선 음압병상, 이동형 음압기를 의무적으로 확보하게 하고 이에 따른 손실을 '착한적자'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서울 양천구 서남병원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출입하는 인원들에 대해 문진표 작성 및 발열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서울 양천구 서남병원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출입하는 인원들에 대해 문진표 작성 및 발열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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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非코로나 환자 소외되지 않도록 진료체계 강화"

보건당국이나 의료진이 가장 신경쓰는 지표는 치명률이다. 감염병에 걸려 숨지는 이를 어떻게든 줄이는 데 사활을 건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게 유행 속도를 늦춰 커브를 완만히 하는 일이다.


특정지역이나 집단을 중심으로 단기간 내 환자가 폭증할 경우 의료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는 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내로라하는 의료선진국에서도 연일 수백 명씩 사망자가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민간 중심의 의료서비스가 발달한 미국 내 사망자가 6만명에 육박하고 영국이나 스페인ㆍ이탈리아 등 공적의료체계를 갖춘 나라에서도 숨진 이가 2만명을 넘어선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의료를 시장에 맡길지, 공공이 나서야 하는지 이분법적 구분도 무의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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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필 교수는 "감염병을 제대로 막느냐, 우왕좌왕하는지는 의료시스템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당국이 방역조치를 어떻게 하고 시민이 얼마나 잘 따라주는지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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