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케이뱅크의 영업 정상화 시급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전문은행)이 출범한지 3년여가 지났다. 2017년 1, 2호 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가 출범했고, 제3의 전문은행도 출범 예정이다. 지난해 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토스뱅크도 현재 본인가 승인 대기중이다. 전문은행 출범이 모바일 금융거래 확산 등 금융거래 편의성에 기여한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중ㆍ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 확대는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전문은행이 신용등급 1~3등급 우량차주 영업에 주력한 것은 정교한 신용평가시스템 부재와 관련 있지만, 비우량차주 대출 확대에 따른 자본 확충 부담도 있었다. 중금리 대출시장 확대를 염두에 둔 정부는 은산분리 원칙을 훼손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이하 특례법)을 발표한 바 있다. 결국 특례법의 국회 통과로 ICT기업의 전문은행 지분 34% 확보가 가능해졌지만, 케이뱅크 대출영업은 개점 휴업상태이다. 케이뱅크 2대주주인 KT의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벌금형 전력이 대주주 적격성 원칙에 위배되어 증자가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규제 자본비율(10.5%)에 육박한 10.88%수준으로 대출업 영위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KT는 특례법 제5조(비금융주력자의 주식보유한도 특례) 3항에서의 지분한도초과보유 요건(최근 5년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여 벌금형 이상에 해당하는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을 것)에 묶여있다. 지난 3월 국회 본회의에서 대주주 적격성 기준을 완화한 특례법 일부 개정안(공정거래법 위반여부를 지분한도초과보유 요건에서 제외, 이하 개정안)이 부결되어, KT의 지분 늘리기가 어렵게 되었다.
케이뱅크의 대출영업 중단은 특례법 설립 취지를 무색케 한다. 어렵사리 출범한 국내 1호 전문은행 영업중단이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여파도 적지 않아 보인다. 우선, 전문은행 시장의 경쟁구도가 취약해질 수 있다. 여타산업과 마찬가지로 독과점 시장 존재시 전문은행 혁신성이 퇴색되어, 양질의 금융서비스 제공이 어려울 수 있다. 또한, 금융지원이 절실한 금융소비자 측면에서도 부정적이다. 케이뱅크의 영업 중단은 금융이력 부족자에 대한 대출지원을 제한한다. 케이뱅크가 출범초기 금융이력 부족자에 대한 대출공급에 비교적 적극적이었던 점을 감안시, 케이뱅크 영업정상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특히, 코로나 19사태로 인해 소상공인과 소득감소 가계에 대한 금융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대출영업 중단은 금융부문의 기회비용이 될 수 있다.
최근 케이뱅크는 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고, 자회사인 BC카드가 케이뱅크 지분 10%를 매입한 상태이다. KT의 자회사인 BC카드의 우회증자를 염두에 둔 케이뱅크 조기정상화의 한 방편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늘(29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 결과에 따라 케이뱅크의 향배가 결정될 전망이다. 4.15 총선 이후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지난번 부결된 개정안 표결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날 국회 정무위에서 개정안은 통과되었지만, 아직 법사위와 본회의 표결이 남아있다.
국회의 개정안 표결에 앞서, 특례법 설립 취지와 은산분리원칙의 배경을 다시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은산분리 취지가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소유금지에 기반함에도 정부와 국회가 특례법상 비금융사의 지분 34% 확보를 허용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금융업의 산업경쟁력 강화측면에서 충분한 자본력과 ICT 기술력을 갖춘 플랫폼 기업의 전문은행 진출이 금융업 서비스 제고와 경쟁 유도에 바람직하다는 판단이었다. 또한, 산업자본 성격상 총수 없는 기업집단과 오너 재벌과의 차이도 새삼 구분해야 한다. 재벌 오너의 소유경영 목적상 편법 순환출자 등에 따른 금융업 사금고화 우려가 은산분리원칙의 주요 배경이라면, 모든 산업자본을 부정적으로 동일시하는 것은 바람직해보이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케이뱅크 대출중단이 고스란히 대다수 금융소비자에 대한 금융지원중단으로 나타나는 등 금융부문의 기회비용이 되고 있기에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거쳐 케이뱅크의 조속한 영업정상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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