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사달라" "마음에 든다" 개인정보 악용 공무원, 이대로 괜찮나요
김해 공무원, 자가격리자에 "막걸리 한 잔 사달라"
"마음에 든다"며 사적 연락한 경찰, 견책 처분 그쳐
전문가 "공무원 인식 제고·제도 개선 필요"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자가격리 중인 여성을 상대로 막걸리를 사달라하고, 인증 사진을 요구하는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한 공무원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공무원은 피해 여성이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아 지속해서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과거에도 한 경찰관이 개인정보를 이용해 한 여성에게 "마음에 든다"며 사적인 연락을 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일부 공무원들이 개인정보를 이용해 사적인 연락을 해 논란인 가운데 전문가는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공무원의 인식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27일 한 매체에 따르면 해외에서 입국한 후 자가격리 중이던 30대 여성 A씨는 지난 12일부터 김해시청 소속 공무원인 B씨에게 20차례에 걸쳐 카카오톡 메시지와 영상을 받았다.
B씨는 지난 17일 A씨에게 "또 쓰잘떼기 없는 지시사항이 내려왔다. 주말 중 불시점검해서 인증샷 찍어 보고하라고 한다. 난 불시점검 나가기 싫으니 A씨가 마스크하고 현관문 빼곡히 열고 얼굴 못 알아보게 형체만 보이게 셀카 찍어 톡으로 부탁한다. 그리고 이건 '비밀'"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B씨는 A씨의 자가격리가 해제되던 지난 25일에도 "돈 벌어 이놈 막걸리도 한잔 사주라. 방역 당국을 대신해 그동안 협조해주신 A씨 앞날에 건승과 발전이. 아 참 이놈 담당 오빠야 마지막 동영상 올린다"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B씨는 자신의 가족 영상과 나들이 영상 등 11개가량의 영상을 A씨에게 보내기도 했다.
파문이 커지자 B씨는 "영상은 내가 영상제작에 취미를 갖고 있어서 제작해 보냈고 이상한 내용이나 불쾌한 내용 등은 없다"며 "처음부터 카톡이나 영상 보는 게 싫다고 했으면 안 보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무원이 이성에게 사적으로 연락해 논란이 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에는 대구의 한 행정복지센터 소속 공무원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성들을 상대로 수차례에 걸쳐 연락해 문제 된 바 있다.
당시 해당 공무원은 30~40대 한부모 가정 여성 16명에게 총 37회에 걸쳐 전화해 "후원금을 줄 테니 만나자"고 했다. 이 공무원에게는 정직 3개월의 처분이 내려졌다.
이처럼 일부 공무원들이 개인정보를 악용하는 사례는 계속되고 있으나, 이들을 처벌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이 '개인정보처리자'를 대상으로 한 법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감독 아래 있는 임직원 등은 '개인정보취급자'로 분류된다. 문제는 '개인정보취급자'가 개인정보를 이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 규정이 딱히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 경찰관이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여성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사적인 연락을 했으나 법적 처벌을 받지 않았다. 해당 경찰관이 '개인정보 처리자'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7월 C순경은 국제운전면허증 발급을 위해 경찰서를 찾은 여성 민원인에게 '아까 면허증을 발급해 준 사람이다. 마음에 들어서 연락하고 싶은데 괜찮겠냐'는 메시지를 보냈다.
해당 사실을 알게 된 민원인의 남자친구는 국민신문고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경찰은 마음에 드는 민원인이 있으면 이렇게 개인정보를 이용해 사적으로 연락하는지 의심된다"며 해당 경찰관에 대한 처벌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전북지방경찰청은 "C순경을 내사했으나 개인정보 처리자가 아니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이 내려짐에따라 내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다만 C순경은 견책 처분을 받았다.
전문가는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공무원의 인식을 높이고 개인정보취급자들을 처벌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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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 법률사무소 홍민호 변호사는 "최근 n번방 사건에서 공익근무요원에게 사실상 개인정보접근을 허용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공무원에 의해 시민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범죄에 악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개인정보에 접근, 관리, 유출에 대한 공무원의 의식을 개선함은 물론 개인정보처리자뿐만 아니라 개인정보취급자들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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