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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된 이른바 '추락천사(Fallen Angels)'를 돕기로 했다. 담보물 규정을 완화해 최근 신용등급이 떨어진 일부 발행자의 채권을 적격 담보로 인정될 수 있도록 해 유동성을 풀고 신용경색을 막겠다는 것이다.


22일(현지시간) ECB는 예정에 없던 통화정책회의를 진행한 뒤 성명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경제 타격으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기업들의 적격 담보 조건을 일부 완화하는 일시적 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지난 7일까지 'BBB-' 이상 등급이었으나 이후 신용등급이 강등돼 현재는 'BB' 이상인 채권을 적격 담보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내년 9월까지다.

ECB는 이미 지난 7일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의 담보조건을 한 차례 완화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에서의 신용경색 우려는 더욱 커졌고 추락천사를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여기에 이탈리아 등 여러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이 정크본드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어 ECB의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특히 이번 조치는 신용평가사 S&P가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결정하기로 한 23일을 하루 앞두고 나왔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국채를 살리기 위한 조치가 아니었냐는 평가가 시장에서 나왔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ECB 발표 직후 2.27%에서 2.08%로 떨어졌다. 이탈리아 국채의 리스크가 다소 완화됐다는 신호다.

다만 ECB 관계자들은 이번 결정이 국채보다는 회사채에 더 방점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만약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이 투기등급 수준으로 떨어지게 되면 지난 7일 그리스 국채에 취한 비슷한 조치를 사용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CB는 당시 투기등급으로 내려간 그리스 국채를 담보물로 인정하기로 했다.


ECB는 "필요하다면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추가적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면서 "특히 모든 유로 지역의 통화 정책이 부드럽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Fed가 지난 9일 내놓은 투기등급 회사채 매입 조치와 유사하다. Fed는 당시 유동성 투입을 위해 일부 투기등급 회사채와 상업용 주택저당증권(CMBS),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등을 매입키로 했다. 정크본드 매입 대상은 ECB와 유사하게 기존 BBB- 이상의 투자등급에서 BB- 이상 투기등급으로 강등된 회사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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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중앙은행들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 자동차 등 주요 산업군의 신용경색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선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S&P는 지난 11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EMEA(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 지역 회사채 중 6400억달러가량이 추락천사가 되기 쉬운 기업에서 발행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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