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여성대상범죄 피해자, 두 번 울지 않도록 하겠다"
<조주은 경찰청 '첫' 여성안전기획관>
피해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이 경찰서
2차 피해 발생 방지에 만전
자치경찰 도입 등 경찰 '격변기'
여성안전 제도·인프라·예산 구축 시급
"스토킹처벌법·데이트폭력방지법 등 입법 이뤄져야"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여성대상 범죄 피해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 기관이 경찰관서입니다. 이들이 두 번 울지 않도록 경찰의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지난해 12월24일 경찰청 최초의 여성안전기획관에 부임한 조주은(52) 기획관은 최근 들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텔레그램 n번방' 사태로 발족된 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에서 피해자보호단장을 맡아 피해자 보호와 2차 피해 방지를 진두지휘 하고 있고, 올해 첫 경찰청의 '여성안전 종합 치안대책'을 수립하는 등 여성대상 범죄 근절을 위한 정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조 기획관이 부임한 이후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은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경찰의 역할 정립이다. 특히 디지털성범죄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조 기획관이 일선에 가장 강조하는 사안이기도 하다. 조 기획관은 "경찰서는 범죄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가장 먼저 찾아가는 곳"이라며 "피해자에게 '신고해도 소용없다', '범인 못 잡는다', '증거를 더 수집해서 오라'는 등 발길을 돌리게 하는 말은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경찰청은 잘못된 대응으로 2차 피해가 발생한 사례를 모아 내부 교육 자료를 만들어 일선에 배포하는 한편, 경찰인재개발원에 일선 경찰관을 상대로 한 2차 피해 예방교육을 신설했다.
3월2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북관에서 열린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 현판식에서 민갑룡 경찰청장 등 참석자들이 현판을 제막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주은 여성안전기획관, 남구준 사이버안전국장, 민 청장, 최승렬 수사심의관. /문호남 기자 munonam@
원본보기 아이콘조 기획관은 올해 경찰이 중대한 '격변기'를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치경찰제 도입 등은 여성치안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한다. 조 기획관은 "가정폭력ㆍ성매매ㆍ성폭력 등은 자치경찰과 역할분담을 해야 할 부분이 있다"며 "이를 고려해 여성안전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관련 법령과 제도 등을 준비해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현재 국회 처리가 지지부진한 스토킹처벌법, 데이트폭력방지법 제정을 들었다. 조 기획관은 "그동안 경찰이 범죄가 발생한 뒤 대응해 왔다면 이제는 선제적으로 예측ㆍ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법적 근거가 마련될 수 있도록 관련 용역 등 입법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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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경찰 내 여러 기능에 흩어져 있는 여성치안 정책을 조율하고, 전문성을 갖추는 것도 조 기획관의 숙제다. 피해자 보호 인프라를 구축할 예산 확보 또한 중요하다. 경찰의 여성안전 정책을 총괄하는 조 기획관의 어깨도 그만큼 무겁다. 그는 "경찰의 여성치안 인적역량은 대단히 훌륭하다. 전문성을 갖췄고 뛸 준비도 돼 있다"면서도 "불법촬영 탐지장치, 음성인식 피해자 진술조서 기계 등 여성안전을 뒷받침할 예산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의 과도기적 상황에서 리더십을 잘 발휘해 법제도ㆍ인력ㆍ예산은 물론 내ㆍ외부 협력 등을 통해 여성 안전을 담보할 인프라 구축에 힘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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