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선거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펼치고 있는 터라, 선거를 하긴 하는가 싶을 정도의 분위기였다.
다행히, 투표율은 2012년의 54.2%, 2016년의 58.0%에 비해 역대 최고 수준인 66.2%를 기록했으니, 전국의 유권자들에게 이번 선거는 벼르고 별러온 선거였다고 할 수 있겠다.
여당에 대한 국민의 압도적 지지로 끝난 총선 결과를 두고, 코로나가 가져다준 승리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지만, 그간 정부 여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의 재신임으로 해석해도 무리가 없을 표심으로 보인다.
다만, 남한 지도를 서 파랑 대 동 핫핑크로 노골적으로 두 동강 낸 지역색은 여전히 개탄스럽다. 지역주의의 보호막 뒤에 숨어서 국민의 심판을 피해 자리를 유지하게 된 정치인들도 적지 않은 듯하다.
유권자 중 한 사람으로서, 선택을 받은 정치인들은 새 마음 새 뜻으로 중책을 제대로 수행할 방법을 고민해주기를, 그리고 선택을 못 받은 정치인들도 정치가라는 소명을 버리지 않을 거라면, 국민 행복 증진에 기꺼이 헌신해주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그러나 벌써부터 일부 정치인들은 포스트 총선 정국의 흐름에 몸을 실은 진정성이 의심되는 발언을 토해내고, 공약은 그저 선거용에 불과했다는 듯이 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명한 라틴어 경구 중에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라는 말이 떠오른다. 죽음을 기억하라,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삶의 유한함을 명심해라 정도의 의미이다.
이 말은 고대 로마의 풍습과도 관련이 있다.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온 개선장군은 백성들의 환호를 받으며 전차를 타고 행진한다. 그 장군의 전차 뒤로는 전리품을 운반하는 병사들과 적국의 포로들이 뒤따랐다. 개선장군의 전차에는 항상 한 명의 노예가 함께 타는데, 이 노예는 메멘토 모리를 외쳤다.
개선장군이 노예의 외침을 들으면서 영광의 순간에도 교만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지금은 군중의 찬사를 받는 스타지만, 언젠가 죽을 존재이니 우쭐대지 말고 겸손하라고 일깨우는 목소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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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나라 안팎에서 질병과 죽음의 공포를 실감하고 있고, 선거 다음날인 지난 16일은 세월호 참사 6주기였다. 아직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그날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말 그대로 기억해야 할 죽음들이다. 선거가 끝난 지금, 정치인들은 메멘토 모리의 뜻을 되새겨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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