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제한에 '쌀' 떨리는 아세안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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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인도네시아ㆍ필리핀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국가들이 주변국의 쌀수출 제한정책에 신음하고 있다.


21일 니케이 아시아리뷰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영물류회사인 부로그의 부디 와세조 대표는 "태국과 베트남에서 수입하던 쌀이 현재 해당국가의 수출제한으로 불가능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다음 달까지 쌀 수요가 830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자국 농가에서 확보할 수 있는 규모는 95만t에 불과하다. 필리핀의 쌀 재고량은 현재대로라면 6월 말에는 67일분에 그칠 전망이다.

이런 현상은 이들 국가가 주로 수입하는 동남아 주요 쌀수출국들이 잇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창궐 이후 수출에 제한을 걸었기 때문이다. 세계 1위의 쌀 수출국인 인도는 국경봉쇄로 수출길이 완전히 막혔다. 인도의 지난해 쌀 수출량은 980만t에 달했다. 세계 2위 쌀 수출국인 태국에서는 이달 초 통행금지가 실시된 이후 쌀사재기 현상이 나타났으며 세계 3위 쌀생산국인 베트남은 80만t의 쌀 수출을 오는 6월까지 제한한 상태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지난달 24일 전격적으로 쌀수출 금지령을 내린 후 오는 6월15일까지 연장했다.


캄보디아도 베트남을 따라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미얀마 역시 정부 차원에서 쌀 수출 허가를 보류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한 무역업체 관계자는 "캄보디아와 베트남 항구에 20만~50만t의 쌀이 묶여 있는 상태"라며 "화물 배송이 지연돼 몇몇 국가들은 쌀 공급에 치명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쌀은 아세안 국가들의 주식일 뿐 아니라 정치ㆍ정서적으로 중요한 식량자원이다. 특히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경우 자국 내 소비지수를 안정화해 인플레이선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필리핀에서는 베트남에 쌀 수출길을 열어달라는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아세안은 이달 초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10개 국가의 식량공급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니케이 아시아리뷰는 오라몬 샙타위탐 태국 무역조정청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모든 거래는 열어놓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아세안 각국은 스스로 식량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수출 제한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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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아세안 영상회의를 통해 식량안전문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국민을 위한 충분한 쌀 공급이 최우선 사안"이라면서 "무역길을 열어야 한다, 어느 나라도 혼자 살아갈 순 없다"고 강조했다. 쌀뿐 아니라 동남아에서 인기가 높은 설탕과 버팔로육(肉) 거래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설탕 생산대국인 호주, 인도, 태국이 연간 5만t 수출을 중단했으며 인도 역시 자국의 식량확보를 위해 버팔로육 수출을 제한한 상태다.


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nyonya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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