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신형 음주 감지기 시범운영, 경기 광주경찰서 음주단속 현장

호흡 내뿜지 않아도 알코올 감지…가스누출 감지기와 비슷한 원리
경찰관 손·팔에 비말·음주운전자 도주 시 경찰관 안전사고도 방지
높은 민감도에 기존보다 더 잦은 반응…시민들 “효과는 좋을 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새롭게 개발된 신형 음주 감지기 시범운영이 이뤄진 20일, 경기 광주시 역동삼거리 도로에서 경찰관이 운전자를 상대로 음주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경기 광주=유병돈 기자 tamond@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새롭게 개발된 신형 음주 감지기 시범운영이 이뤄진 20일, 경기 광주시 역동삼거리 도로에서 경찰관이 운전자를 상대로 음주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경기 광주=유병돈 기자 ta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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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음주운전 단속 중입니다. 마스크 내려 주시고요, 불지 않으셔도 됩니다.”


20일 오후 10시께 경기 광주시 역동삼거리. 이곳은 광주 시내와 주거 단지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 중 한 곳으로 통행량이 가장 많은 곳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동안 뜸했던 음주운전 단속이 재개됐다. 지난 18일 이후 이틀 만의 불시 단속이다. 이날 단속에도 이틀 전과 마찬가지로 '비접촉 감지기'가 사용됐다. 호흡을 내뿜지 않고도 음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이 감지기는 경기 광주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개발했다.

음주단속 지점으로부터 10m 앞선 곳에서부터 경찰관들은 운전자들에게 차량 창문을 올려줄 것을 요청했다. 음주 진단이 차량 내부에 떠다니는 알코올 분자를 감지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가스누출 감지기와 비슷한 원리다. 차 안에 알코올 성분이 있으면 붉은 램프가 켜지면서 '삐~'하는 경고음이 5초 동안 울린다.


단속 1시간여가 지난 오후 11시7분께 50대 남성이 몰던 하얀색 벤츠 차량 주변 경찰관들이 분주해졌다. 음주 감지기가 반응을 보여서다. 곧바로 경찰 차량으로 이동해 음주 측정을 한 결과 이 남성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71%.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남성은 “식사 자리에서 간단히 맥주 2잔을 마셨는데 수치가 너무 높게 나왔다”고 항변했지만, 무면허 운전인 데다가 벌금 수배령까지 내려져 있어 곧장 경찰서로 인계됐다.

20일 오후 11시가 넘은 시각, 신형 감지기에 적발된 음주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71%였다. 이는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치다./경기 광주=유병돈 기자 tamond@

20일 오후 11시가 넘은 시각, 신형 감지기에 적발된 음주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71%였다. 이는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치다./경기 광주=유병돈 기자 ta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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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10시18분에는 음주단속 현장을 목격한 30대 남성이 샛길로 도주하려다 대기하고 있던 경찰 기동대에 붙잡히기도 했다. 음주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0.018%로 훈방조치됐다. 남성은 “맥주 한 잔을 마셨는데, 음주단속을 보니 순간적으로 겁이 났다”면서 “앞으로 다시는 음주운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에 입을 가져다 대고 호흡을 세게 불어야만 감지가 가능한 기존 감지기와 달리 새 감지기는 차량 창문 틈으로 넣기만 하면 운전자의 음주여부를 알 수 있다. 거치봉 사용이 가능해 단속 경찰관이 팔을 차량 안으로 넣을 필요도 없다. 시민이 무의식적으로 호흡을 내뿜을 경우를 대비해 감지기에 비말 방지용 망사주머니도 씌웠다.


감지기가 너무 민감한 탓에 웃지 못할 해프닝도 이어졌다. 실제로 이날 음주 감지기가 처음 반응을 보인 오후 10시12분께, 경찰관 안내에 따라 차에서 내린 김모(34)씨가 있는 힘껏 음주 측정기를 불었음에도 알코올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김씨가 씹고 있던 껌이 문제였다. 껌에서 나온 향을 음주감지기가 알코올로 인식해 반응했던 것. 김씨는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 음주 감지기가 반응해 좀 놀랐다”면서 “코로나19 여파로 개발된 신형 감지기가 많이 민감한 것 같은데, 오히려 음주운전 적발에는 더 좋은 것 아니냐”고 웃으며 자리를 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새롭게 개발된 신형 음주 감지기 시범운영이 이뤄진 20일, 경기 광주시 역동삼거리 도로에서 경찰관들이 음주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경기 광주=유병돈 기자 tamond@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새롭게 개발된 신형 음주 감지기 시범운영이 이뤄진 20일, 경기 광주시 역동삼거리 도로에서 경찰관들이 음주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경기 광주=유병돈 기자 ta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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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오후 11시11분께 20대 여성이 몰던 차에서도 감지기가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전혀 술을 마시지 않은 모습에 경찰관들은 여성 운전자에게 차에서 내려 외투를 벗고 감지기에 숨을 내쉴 것을 요청했다. 이번에도 혈중알코올농도는 0.00%. 이번에는 차량 내부에 뿌린 방향제가 원인이었다.


이 같은 신형 감지기의 오류에 대해 고민식 광주경찰서 경비교통과장은 “신형 감지기의 경우 기존 감지기보다 훨씬 민감해 음주단속에 더 효과적”이라면서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민감도와 측정 방식 등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이번 한 주간 비접촉 감지기 시범운영을 한 뒤 결과를 분석·보완해 전국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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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음주운전 단속을 중단한 이후 음주사고 및 사망자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지난해 1~3월에 비해 올해 같은 기간 음주사고는 24.4%(3296건→4101건), 사망자는 6.8%(74명→79명) 늘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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