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제 노선이 막히면서 국적항공사들이 '탈출구'인 국내선 증편에 한창이다. 최근에는 소규모 지방공항 취항 사례도 잇따르는 가운데 일각에선 국내선 증편 러시로 인한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오는 29일 김포~여수, 여수~제주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이번에 신설되는 각 노선은 매일 1회 일정으로 운항된다. 김포~여수 노선의 경우 앞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하이에어(소형 항공사) 등이 운항해 왔으나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운항을 중단했다. 여수~제주 노선에선 아시아나항공이 운항을 유지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여수는 2012년 엑스포 이후로 인기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지역"이라면서 "국제선 노선을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향후의 여행 수요 등을 감안해 신규 취항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방 소규모 공항에 도전하는 것은 제주항공 뿐만은 아니다. 에어부산은 오는 25일부터 울산~김포ㆍ제주 노선에 재취항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울산발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지 55일 만이다.
제주행 국내선 증편에 열을 올렸던 국적항공사들이 지방 소규모 공항에도 노선을 확장하는 가장 큰 배경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꼽힌다. 국제선 운항이 대부분 중단된 상황에서 국내선은 국적항공사가 영업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유일한 수입원이다. 각 항공사들도 이미 지난달 말부터 김포ㆍ김해ㆍ청주ㆍ대구공항 등 중규모 지방공항 항공편을 확대한 바 있다.
특히 현재 유지되고 있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마무리되면 국내선을 중심으로 여행 수요 회복세가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감도 적지 않다. 국적항공사 한 관계자는 "향후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해제되면 그간 억눌렸던 국내ㆍ외 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급증하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해외 각 국에선 아직 코로나19 팬데믹이 진행 중인 만큼 국내 여행으로 수요가 집중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과도한 집중으로 인한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일 평균 20명대로 내려앉는 등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2차 확산 등의 가능성도 상존한다.
수요 회복세에 비해 공급 증가율이 빠르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1일부터 이달 5일까지 5주간 부산∼김포 노선의 운항편은 에어부산 481편, 대한항공 340편, 제주항공 138편 등 모두 959편에 달한 반면 탑승객은 평소보다 줄어든 10만9000여명에 그쳤다. 같은 기간 평균 탑승률도 60~80%선에 머무른 것으로 전해진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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