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동' 슈퍼 여당에 재계 긴장
경제단체들 "코로나19 위기 극복 리더십 기대" 일제히 논평
ILO기본협약 비준, 대기업 규제 감시 강화 등 친노동 반기업 정책 우려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이기민 기자] 총선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21대 국회를 바라보는 재계의 심경은 복잡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미 공약을 통해 친노동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예고했기 때문이다.
재계는 21대 국회에서 정부의 친노동, 반시장 정책이 더 강화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뜩이나 힘든 경제를 더 어렵게 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경제단체들은 16일 일제히 논평을 내고 21대 국회가 코로나19로 가중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힘을 모아달라고 주문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워진 경제와 민생을 회복하고 한국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열어야하는 시기에 21대 국회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1대 국회가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복합적 경제 위기 상황을 헤쳐나가고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구심점의 역할과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논평을 통해 "각 당은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난 극복에 힘을 모아 달라"고 주장했다.
경제단체들이 경제에 대한 걱정을 크게 드러낸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현실화에 더해 더불어민주당의 향후 정책방향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공약으로 다수의 친노동, 반기업 정책을 내세웠는데 이번 선거에서 압승하면서 정책 추진에 크게 힘이 실릴 것으로 예측된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제ㆍ노동 정책 공약은 중소ㆍ벤처기업 경쟁력 강화와 재벌ㆍ대기업에 대한 규제와 감시, 비정규직 노동자 보호 등으로 요약된다. 혁신성장을 통해 중소ㆍ벤처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강하지만 대기업이나 기존 산업에 대한 활성화 정책은 찾기 어렵다.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슈퍼 여당의 탄생으로 기업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이는 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걱정했다.
노동공약은 더 우려스럽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원청 책임 강화,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우선 비준 등 노동계 위주의 정책공약은 경제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중에서도 ILO 기본협약 비중은 재계에서 크게 부담스러워하는 공약이다. ILO 협약이 비준되면 해고자나 실업자도 노동조합원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경제단체들은 한국의 노동권이 이미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됐고 노사관계가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ILO 협약이 비준되면 기업활동이 크게 위축될 것을 우려한다.
경총 관계자는 "한국의 노사 관계는 다른 나라와 달리 대립적이고 투쟁적"이라며 "해고자와 실업자의 노조 가입이 허용된다면 노조의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도 강화되고 활성화돼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득주도성장 논란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이후 최저임금 대폭인상을 통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도입했다. 이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실업자가 늘고 자영업이 큰 어려움을 겪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현재 소득주도성장을 사실상 접어둔 상황이다. 그러나 여당이 크게 힘을 얻으면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다시 강화될 우려도 제기된다.
물론 일각에선 여당이 코로나19로 어느때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살리기 위한 정책에 힘을 실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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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코로나19로 경제 충격이 너무 커 여당이 친노동 공약을 그대로 밀어붙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경제가 매우 어려운 만큼 여당이 노동과 기업 투자환경 여건에 대한 시각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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