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증권거래세 폐지…여당 압승에 금융공약 급물살?(종합)
여당, 의석수 60%인 180석 차지해 금융공약 추진 탄력받을 듯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박지환 기자, 김민영 기자] 의석수 180석의 '슈퍼여당' 탄생으로 21대 국회에서 금융 분야는 소비자 보호에 방점을 둔 공약 추진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대규모 소비자피해를 야기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ㆍ라임펀드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발빠른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여론에서다. 특히 여당이 약속한 소비자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등이 현실화될 경우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쓰나미급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자본시장에서는 증권거래세 단계적 폐지 등 주식시장 활성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여당,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서두르나=더불어민주당은 21대 총선 금융분약 공약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내걸었다. 지난해 불완전판매 논란을 일으켰던 DLFㆍ라임펀드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금융 소비자보호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집단소송제 추진도 약속했다. 집단소송제는 일부 소비자가 기업을 상대로 소송해 자신의 손해를 인정받으면 동일한 형태의 소비자에게는 그 소송의 효력을 같이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해 손해배상을 받을 권리를 인정하는 제도다. 국내에서는 2005년 증권 분야에만 제한적으로 도입됐다. 야당과 재계에서는 두 제도가 자칫 소비자권익 보호라는 선한 취지와 달리 기업 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여당은 금융그룹 통합감독법 제정도 공약으로 담았다. 삼성ㆍ현대차ㆍ한화 등 금융ㆍ산업 결합 금융그룹에 대한 위험을 종합 관리하는 제도로 금융 계열사의 비금융 계열사 지분 보유 제한이 골자다. 예컨대 법 세부내용에 따라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민주당은 고리대금업으로부터 서민을 보호하기 위해 이자제한법 개정을 통해 최고이자율을 연 20%까지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는 2011년 연 39%에서 2014년 34.9%, 2016년 27.9%로 낮아진 데 이어 2018년 2월 또 한 차례 인하해 현재 연 24%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대출 마진이 줄어든 대부업체들이 저신용자들에게 대출을 꺼리게 되면서 불법 사금융시장으로 내모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래세 폐지ㆍ양도세 부과 현실화 할까=자본시장 관련 총선 공약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모두 총선 공약에서 증권거래세 단계적 폐지와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주식ㆍ채권ㆍ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손익통산 등의 방안을 내놓았다. 증권거래세 폐지는 거래 행위에 과세하는 것은 '수익이 있는데 세금이 있다'는 과세 대원칙과 충돌하는 만큼 거래세 비중을 줄이고 양도세 부담을 늘리겠다는 취지다. 증권거래세는 이미 지난해 5월 0.3%에서 0.25%로 인하됐지만 현재 미국, 독일, 일본 등은 거래세가 없고 중국(0.1%), 대만(0.15%) 등도 국내보다 경쟁우위에 있는 현실이 감안됐다.
손익통산은 투자상품에서 발생한 전체 이익과 손실을 합산한 뒤 세금을 계산하는 것을 뜻한다. A펀드에서 2400만원 손실, B펀드에서 1000만원 이익을 얻었다면 투자자 입장에선 1400만원 손실이 난 것이지만 현재는 1000만원에 대해 배당소득세(15.4%)를 내야 해 불합리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미국, 영국 등은 금투상품에 대해 손익을 통산해 이익이 나는 경우에만 세금을 낸다.
관건은 양도세 확대가 될 전망이다. 연간 6조~8조원의 거래세를 단계적으로 내리는 대신 양도세가 대폭 확대될 경우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올해 말 기준 주식 보유액이 직계존비속 포함 3억원을 넘으면 대주주로 분류돼 주식 처분으로 수익이 발생하면 양도세를 내야 한다. 세율은 보유기간 1년 미만(30%), 1년 이상(25%) 등이다. 작년 말까지 10억원이었던 개인 대주주 기준이 대폭 낮아진 것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의 투자자들 부담을 고려해 대주주 기준 완화와 도입 유예 등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10% 이하의 양도세 세율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4월 임시국회서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 통과될까=이날 개회하는 4월 임시국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 통과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여야는 지난달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인터넷은행법을 다음 회기에 처리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개정안은 인터넷은행 대주주의 적격성을 심사할 때 결격 사유에서 공정거래법 위반(벌금형 이상) 전력을 삭제하는 게 핵심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있는 KT가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어 유상증자를 통한 케이뱅크의 자본확충 길이 열린다.
총선 전 여야의 개정안 처리 약속에도 본회의 통과는 미지수다. 민주당이 개정안 통과를 지난번처럼 당론으로 정하지 않고 개별 의원의 의사에 맡긴다면 본회의 가결을 장담할 수 없어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나도 3700억 받을 수 있나"…26일부터 한도 없어...
한편, KT 자회사인 비씨카드는 KT가 보유한 케이뱅크 지분 10%를 취득하고 케이뱅크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비씨카드가 케이뱅크의 지분을 34%까지 사들여 최대주주로 올라선다는 시나리오다.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끝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달 말 케비뱅크는 비씨카드 대표 출신의 이문환 행장을 영입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