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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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공장 가동 중단과 수요 절벽에 직면하면서 심각한 경영 위기에 빠졌다. 유럽은 대부분 공장의 가동이 3월 초부터 중단됐고 미국, 일본, 인도 등도 3월 중 혹은 4월 초순부터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중단되더니 최근에는 세계의 공장들이 중국과 우리나라 그리고 일본의 일부를 제외하곤 모두 문을 닫았다. 각국 정부의 국경 통제와 이동 제한, 영업점 폐쇄 조치 등으로 인해 자동차 판매망이 폐쇄됐고 실업이 확대되면서 수요도 급감하고 있다.


올해 3월 중 서유럽은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53% 감소했는데, 코로나19 감염이 크게 확산된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각각 72%, 85%의 감소세를 보이면서 판매 절벽이 심화됐다. 서유럽보다 늦게 감염이 확산된 미국도 3월 중엔 38%의 감소세에 그쳤지만 4월엔 감소세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백신이 내년에나 개발된다고 전망할 때 이번 위기는 최대 1년 이상 지속될 수도 있다.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모델을 세계 각국이 잘 학습해간다면 오는 7월 전에라도 사태가 완화될 수도 있을 것이나, 이 기간은 세계 자동차 산업의 재편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이 이미 전기동력차와 자율주행차를 중심으로 변혁기에 진입하고 있었던 점, 글로벌 경제위기 시 산업 재편이 가속화했던 점 등을 감안한다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자동차 산업은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자동차 산업에 대해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로 2월 자동차 생산은 29만대, 판매는 31만대에 그치며 전년 동월 대비 각각 80% 감소했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3월 중엔 생산 142만대, 판매 143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44.5%, 43.3% 줄면서 감소 폭을 낮췄다. 4월 들어서는 공장들이 100% 가동되고 공장별 가동률도 90%에 육박하면서 완연한 회복세다.

중국 기업들은 이미 산업 변혁기를 맞아 지난 30년 동안 축적된 경험과 기술, 정부의 강력한 지원, 광활한 내수시장, 저임금과 분규 제로의 안정된 노사 관계 등을 바탕으로 서방 자동차 회사들과 진검 승부를 준비해왔었는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중국 기업들에 또 다른 기회를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서방은 수요 절벽과 공급망 차질로 심각한 비상 상황이나 중국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수요 측면에선 2018년 현재 중국의 차량 생산대수 2780만대 중 수출 물량은 4.1%, 115만대에 불과해 내수만으로도 버틸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어 자동차 산업 생태계도 별 손상 없이 존속될 전망이다. 부품 조달의 경우 중국엔 부품 업체들이 완성차 업체와 동반 진출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중국 기업들은 그동안에도 판매망 확보, 기술 축적 혹은 브랜드를 위해 볼보 등 적극적 서방 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해왔는데 코로나19 사태는 그 기회를 넓혀줄 수 있다. 이미 중국 장성자동차는 지난 1월과 2월 GM의 구조조정에 따라 인도 탈레가온 공장과 태국 라용 공장을 인수했다. 서방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부품 업체들도 M&A시장에 많이 나올 수 있고 이는 중국 기업에 기회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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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군 감안 시 중국 기업의 우선 경쟁 상대는 우리 기업들이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의 효과적 대응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를 조기 종식하면서 내수 집중으로 세계 수요 절벽 기간을 넘는 한편 산업 생태계가 붕괴되지 않도록 유동성 공급도 원활히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금 감면이나 고용 유지 지원도 자동차 산업 생존 차원에서 적극 검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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