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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둑도 개미구멍에 무너진다는데…'코로나 무방비 대학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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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학, 교육부 권고에 따라 비대면 수업 속속 연장
대학원 연구실·실험실은 아무런 지침 없어 반강제 출근
대학 "국책과제 등 특수 업무" vs 전문가 "교대근무라도 시행해야"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사진=아시아경제DB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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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 서울 소재 대학의 이공계열 대학원생 A(29)씨는 오늘도 실험실로 향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캠퍼스 전체가 휑하지만, A씨와는 무관한 얘기다. 기간 내 수행해야 하는 업무가 있어 연구를 쉴 수 없다. A씨는 주말도 없이 실험실로 나오는 타 연구실의 동기 대학원생들을 바라보며 위안을 삼는다.


# 전북 한 대학의 실험실로 출근하는 대학원생 B(28)씨 사정은 더 심각하다. 매일 오전 9시 출근해 자정이 다돼서야 퇴근하는 일상은 코로나19 전과 다를 바가 없다. B씨는 "실험실에서 함께 근무하는 사람이 몇 명 되지 않기는 하지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면서 "대학 측에서 실험실 근무와 관련한 공지를 별도로 하지 않아 담당 교수님도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전국의 각 대학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온라인 강의나 개강 연기 등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를 무색하게 하는 장면은 '실험실'에서 흔히 발견된다. 다수의 인원이 모이는 장소는 아니라 감염 위험은 상대적으로 적다지만, 자칫 실험실 같은 '개미구멍'이 대학이라는 '큰 둑'을 허물 수 있다는 점에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7일 현재 전국 대부분 대학들은 비대면 수업 기간을 속속 연장하고 있다. 이는 교육부 지침에 따른 것으로 온라인 강의를 중심으로 한 비대면 수업 기간은 향후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2주 간격으로 늘어날 여지도 충분하다. 문제는 연구실이나 실험실 등을 오가는 대학원생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지침이 없다는 점이다. 상당수 대학들이 연구실ㆍ실험실 운영에 대해선 담당 교수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


한 대학교 관계자는 "교수마다 국책과제 등 특수한 업무가 있는 경우 실험이나 연구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정부의 특별한 지침이나 권고안이 없는 상황에서 대학이 일일이 간섭하고 제재할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했다.

그러나 실험실이란 공간이 전염병 예방 조치의 예외가 될 이유는 전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연구실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게 되면 연구동 전체를 폐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연구를 중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2교대, 3교대 근무 등으로 밀집도를 분산시키는 조치라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가 방역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는 교육부도 뒤늦게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체적인 실험실 운영 현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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