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잠복기감염, 동물실험서 입증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페럿의 면역조직화학염색을 통한 조직내 감염 관찰. (E)~(H)은 감염되지 않은 페럿의 조직, (I)~(L)은 코로나19 바이러스(NMC-nCoV02 분리주)에 감염된 페럿의 조직이며, 확대된 진한 갈색 부분. 비강(Nasal turbinate), 기도(Trachea), 폐(Lung), 장(Intestine)에서 확인됐다.<국립중앙의료원 제공>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국립중앙의료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증상이 없을 때도 전파가 이뤄지는 잠복기 감염을 동물실험에서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중앙의료원 내 공공보건의료연구소와 최영기 충북대 의과대 미생물학교실 교수 등은 코로나19 공동연구팀을 꾸려 동물 모델을 이용한 코로나 바이러스 병인기전과 전파양상을 검증했다. 이번 연구는 '족제비(패럿)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 및 빠른 전파력 연구'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31일 학술지 '셀프레스'의 자매지인 '셀 호스트 앤 마이크롭(숙주와 미생물)'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팀은 지난 2월 초 코로나19 국내 감염 환자의 호흡기 검체로부터 분리한 코로나19 바이러스(NMC-nCoV02)를 인체 폐구조와 유사한 실험동물 패럿에 주입했다. 이후 면역조직화학염색을 통해 호흡기, 소화기 등 다양한 체내 조직에 전파되는 양상을 확인했다.

실험 결과 패럿에 주입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감염 이틀째부터 비강(콧구멍 안쪽과 목젖 사이) 분비물을 비롯해 피, 다른 체액 분비물에서 확산하거나 검출됐다. 나흘째부터는 인체 감염 때 나타나는 고열이나 기침, 활동량 감소 등 임상증상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감염된 패럿이 본격적인 임상 증상을 드러내지 않던 2일째부터 같은 공간에서 생활한 다른 패럿 6마리의 감염이 시작되는 걸 실증했다"면서 "전파속도나 잠복기 감염 등을 실험동물 모델로 재현했다"고 전했다.

동물실험 모델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경우 효과를 검증하는 데 쓸 수 있다. 아울러 향후 출시될 치료약제 개발 등 효과를 확인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의료원 측은 내다봤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