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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코로나19 이후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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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시론] 코로나19 이후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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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이 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블랙스완이 지나간 이후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된 지 두 달이 지나면서 우리는 이번 일이 종료된 후 이 세상은 이전과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하게 된다.


첫 번째 변화는 ‘일상의 재발견’이다. 역사적으로 전염병 창궐 이후의 세상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철학과 사고가 크게 변화하곤 했다. 중국의 공장들이 문을 닫자 서울에서도 파란 하늘이 다시 보이고 공기도 휠씬 상쾌하다. 텅 빈 도로와 재택근무를 통해서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바쁘게 물질을 추구하며 살아왔는지 새삼 돌아보게 만들고 있다. 런던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28시간후’, ‘28일 후’와 같은 미래 스릴러 영화 와 똑 같은 상황이 런던에서 벌어지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코로나 19 확진자가 되고 런던이 3주간 셧다운되는 영화 같은 현실이 발생한 것이다. 마음껏 숨을 쉬고 마스크 없이 걸어 다닐 수 있는 평범한 일상이 너무 그립다.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히 실감하고 방역에 헌신하는 의료진과 공무원들에게 존경심과 감사함이 저절로 생긴다. ‘저금리’, ‘저성장’이라는 뉴노멀 경제에 이번 사태가 더해지면서 이제 시민들은 ‘친환경’과 ‘지속가능성’ 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미니멀리스트 라이프 스타일을 선호하는 새로운 일상이 다가오고 있다.

두 번째는 ‘디지털 기술의 촉진’이다. 코로나19 사태는 개인과 조직의 디지털 전환(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촉진하는 강력한 모멘텀이 되고 있다. 필자도 난생 처음 ‘줌’이라는 앱을 통해 대학원생들과 실시간 원격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직장과 대학에서의 업무 스타일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제로 시작된 것이지만 3개월 이상이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에 적응할 수 있는 충분한 실험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언택트(비대면) 기술과 서비스가 급부상하면서 오프라인에서 불특정 다수를 직접 대면하는 수 많은 기존 서비스 산업들은 병들고 있다. 마이너스 90% 에 육박하는 매출 감소를 경험하고 있는 여행업계와 면세점산업 그리고 마이너스 40% 까지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음식, 숙박업과 대형마트와 쇼핑몰은 같은 오프라인 매장들이 이번 사태로 새롭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1대1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험장으로 진화하고 디지털 콘텐츠를 가진 기업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헬스케어 산업은 오히려 고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 번째는 ‘세계 질서의 변화’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는 미국과 중국의 헤게모니 싸움이 본격화되고 유럽이 부진한 가운데 강력한 세계화에 대한 후유증을 해소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었다. 이번 사태로 세계 경제는 세계화가 한 풀 꺾이는 소위 ‘슬로벌라이제이션’으로 본격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 경제는 이 같은 위험에 크게 노출되어 있다. 이번 사태로 글로벌 공급망이 타격을 입고 중국에 의한 제조업 세계화에도 반작용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2020 도쿄 올림픽은 연기되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지구적 질병에 싸우고 있는 각 나라의 전투 결과(치사율)가 실시간으로 보도되고 있다. ‘코로나 올림픽’이 시작된 것이다. 이번 사태로 대만, 한국, 독일과 같이 디지털 인프라를 활용하여 민첩하게 대응한 국가들은 상대적 승자가 되고 이태리, 스페인, 일본, 미국과 같이 대응에 실패한 국가들은 상대적 패자가 되면서 국가 브랜드 가치와 세계 질서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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