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의 인구학]작은 밥솥의 맛있는 매출
3인 가구 이하 비중 77.6%
가구원 수 변화 ‘소가족화’
대가족 8~10인용 인기는 ↓
6인용 이하 소형밥솥 ‘대세’
전체 밥솥 매출은 줄었지만
3인용 이하만 ‘나홀로 성장’
[아시아경제 문혜원 기자] 4인 가구의 시대가 저물고 1~2인 가구를 비롯한 3인 가구 이하의 소(小)가족화가 보편화된 사회가 됐다. 결혼이 늦어지고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1~2인 가구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출산율 통계가 보여주듯 한 자녀를 둔 가정의 비중도 높아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 중 구성원 수 유형은 지난해 기준 1인(29.3%), 2인(27.3%), 4인 이상(22.4%), 3인(21.0%) 순으로 나타났다. 20여년 전인 2000년 4인 이상 가구가 전체의 44.5%를 차지하고 3인이 20.9%, 2인이 19.1%, 1인이 15.5% 순이었던 것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2000년 3인 가구 이하 비중이 55.5%로 절반이 조금 넘었지만 지난해 이 비중은 77.6%로 높아졌다.
가구원 수의 변화는 먹고 쓰는 생활의 변화와도 맥이 닿는다. 가구원 수 변화를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내고 있는 게 주식인 밥, 즉 밥솥의 변화다. 기존 대가족 체계나 4인 가구 체계에서 흔히 쓰이던 밥솥은 주로 8~10인용이었다면 지금은 6인용 이하 소형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주요 업체의 밥솥 판매 비중을 보면 쿠쿠는 소형인 '6인용' 이하의 밥솥 판매 비중이 2010년 17%에서 2012년 30%, 2015년 42% 지난해 50%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쿠쿠 관계자는 "1인 가구를 포함한 핵가족 증가로 3인용과 6인용 등 소형밥솥이 온라인을 통해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쿠에 따르면 전기압력밥솥, 전기보온밥솥 중 6인용 이하 소형 제품의 2월 온라인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상승했다. 쿠첸의 경우도 6인용 이하 밥솥 판매 비중이 2012년 43%에서 2015년 50%, 지난해 55%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형가전들로 채워졌던 마트나 백화점 등 유통업체는 소형 가전 전문 매장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이마트가 2017~2019년 전기밥솥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체 밥솥 매출에서 3인용 이하 소형 밥솥 매출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2018년 9.0%, 지난해 21%로 높아졌다. 외식 문화 발달, 식습관 변화 등의 요인으로 집에서 밥을 해먹는 인구가 줄면서 같은 기간 전체 밥솥 매출은 줄었지만 3인용 이하 밥솥 매출만 '나홀로 성장' 했다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밥솥 제조ㆍ판매 업체들은 소가구 형태에 맞춰 소형밥솥 마케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쿠첸이 2013년 출시한 3.5인용 A03시리즈(별칭 '이유식밥솥')는 2013년 8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누적 약 33만대 판매를 기록하며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쿠첸은 이유식 밥솥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초 크리미(일반밥솥ㆍ6인용)를 출시했고, 최근에는 크리미 3인용을 추가로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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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주 고객층인 신혼부부들이 과거에는 혼수품으로 한 가족의 식사를 책임질 수 있는 10인용 대형 밥솥을 선택했다면 이제는 맞벌이 부부가 한끼 식사를 간단히 해결하거나 아이의 이유식을 만드는 용도로 쓰는 소형밥솥을 더 많이 구매하고 있다"며 "신제품군을 출시할 때에도 메인 상품은 이제 10인용이 아닌 6인용 이하의 소형밥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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