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급매물 나오지만 아직 일부에 불과
가격 떨어져도 매수인들 더 낮은 가격 찾아
일부 집주인들은 버티기 들어가기도
매도인-매수인 팽팽…서울 거래량 감소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이춘희 기자] "매수 문의가 거의 없어요. 가격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사려는 사람은 값이 더 낮아지길 기대하니까 거래가 안되네요."(서울 마포구 A공인 대표)
"포털을 보면 매물이 많은 것 같지만 중복 매물 때문에 실제로는 많지는 않아요. 집을 내놨던 사람도 최근엔 매물을 거둬들이는데다 매수인의 발걸음도 뚝 끊겨 거래절벽인 상황입니다."(서울 양천구 B공인 대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경기침체로 서울지역 주택거래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해 12ㆍ16 대책과 올해 2ㆍ20 대책으로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코로나19발 경기침체가 부동산 시장에도 충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주택 매수심리가 뚝 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으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커진 강남권 고가 아파트는 일부 급매물을 제외하면 거래가 크게 줄어든 분위기다. 매도인과 매수인 모두 관망세를 유지하다보니 하루 종일 손님없이 시간만 때우는 중개업소들이 대부분이다.
강남구 개포동 C공인 대표는 "은마아파트나 개포 주공1ㆍ4단지 등 재건축 단지들은 최근 2억~3억원 떨어진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일반 아파트는 큰 변화가 없다"며 "급매물이 많지 않을 뿐더러 매매가 성사되는 경우도 거의 없어 사무실 월세를 걱정해야할 판"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D공인 측 역시 "문의가 완전히 끊기진 않았지만 집을 사려는 사람은 확실히 줄었다"며 "최근 잠실리센츠가 16억원에 거래된 이후에는 다들 집값이 더 떨어지기만을 기다리지만 매도인들은 버티기에 들어간 분위기"라고 전했다.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일대는 매물이 씨가 마른지 오래다. 지난해 말 정밀안전진단을 조건부로 통과한 6단지의 경우 전체 1360가구 중 매물은 10개도 채 안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 B공인 대표는 "115㎡는 급매로 18억 초반에 내놔도 나가질 않는다. 15억원이 넘어 대출도 안되고 추후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상황은 다른 지역도 비슷하다. 마포구 A공인 대표는 "올해는 경기가 풀리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주택거래까지 꽉 막힌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의 '거래 절벽'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KB부동산의 3월 주택시장 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지수는 12.5를 기록했다. 지난 2월(24.7)과 비교하면 절반, 지난해 12월(40.2)에 비해선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매매거래지수는 부동산 중개업소를 상대로 주택거래의 빈도를 조사해 수치화한 것으로, 클수록 거래가 활발하다는 의미다.
특히 강남ㆍ서초ㆍ송파구 등 고가주택이 모여 있는 강남(한강 이남 11개구)는 지난해 12월 39.3까지 올랐던 매매거래지수가 지난달 10.7로 급락했다. 아직은 집값을 둘러싼 전망이 갈리는 만큼 당분간 매도인과 매수인간 관망세로 거래가 위축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경기도 역시 풍선효과로 군포ㆍ구리ㆍ의왕 등 일부 지역은 강세를 띠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거래가 주춤하는 분위기다. 매매거래지수 역시 지난 2월 47.2에서 지난달 26.8로 떨어졌다. 광명시 E공인 대표는 "집주인들이 한달 사이 매물을 많이 내놨지만 가격은 낮추지 않다 보니 거래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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