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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에 보내온 ‘경비원의 월급’…세 식구는 냉장고를 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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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 경비원 가족의 특별한 기부활동 '감동'

의료진에 보내온 ‘경비원의 월급’…세 식구는 냉장고를 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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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박동욱 기자] “아빠, 우리는 냉장고에 있는 음식으로 견디고, 생활비는 의료진에게 보내면 어때요.”


지난달 3일 밤, 가족과 함께 TV를 보고 있던 천충국씨(65·사진·서울 강동구 암사동)씨는 딸에게서 갑작스런 제안을 받았다. TV 속에선 대구의 한 병원에서 방호복으로 무장한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의 얼굴이 소개되고 있었다.

서울 서초동의 한 제약회사 경비로 근무하는 천씨의 눈에는 평소 냉장고 이쪽저쪽 박혀있던 밑반찬들과 넉넉지 않은 살림에 고생하는 아내의 모습이 동시에 들어왔다. 한달 평균 220만원가량 되는 박봉으로 저축은 '언감생심' 생각도 못하면서 가계를 꾸리는 아내에 대한 미안함도 순간 머리를 스쳤다.


TV의 한 장면은 이날 세 식구에게 과제라도 낸 듯, 60대 부부와 20대 딸은 대구 지역 의료진을 돕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결론은 신속하게 났다. 한달치 월급 전액을 대구 지역 의료진에게 보내고, 한 달 동안 현재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만으로 생활하기로.


천씨는 다음 날 출근하자마자 은행을 찾아 대구 의료진에게 돈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문의했다. 이렇게 해서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보내진 천씨의 기부금은 223만3320원. 기본금에다 야간근로와 연차수당 그리고 식대 등 한달 받는 수령액을 그대로 입금했다.

3월31일은 이들 세 식구가 한달 미션을 마무리한 날이다. 기대한 것처럼 냉장고는 깨끗이 정리됐다. 주식 외 식재료를 사지 않고 생활하는 '작은 목표'를 달성했다는 생각에 세 식구는 곧 자축연을 열 계획이다. 천씨는 31일 기자와 통화에서 "지금껏 살아오면서 '기부'라는 일은 해본 적이 없는데, 딸의 제안을 받고 행동으로 실천해보니 큰 일을 한 것처럼 뿌듯하다"며 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영남취재본부 박동욱 기자 pdw12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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