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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구조조정 돌림병 시작…면세 이어 호텔·외식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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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면세점업계 줄도산 시작…영업 잠정 중단 속출
외식 대기업 휘청·CJ 고강도 자구안…업계 전반 위기감

유통가 구조조정 돌림병 시작…면세 이어 호텔·외식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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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임혜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유통업계 전반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면세점, 호텔, 외식 업종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소비패턴에 따른 실적 악화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고 있다. 연쇄 도산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생존을 위해 투자를 전면 중단하고 급여를 반납, 무급 휴직을 하는 등 강도 높은 자구책 시행에 속속 돌입하고 있다.


◆호텔·면세점 줄도산 위기…비용절감 집중= 관광산업 불황으로 호텔과 면세업계는 경영난에 허덕이다 도산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1일 서울회생법원과 호텔업계에 따르면 호텔 리조트 전문 위탁운영회사 에이치티씨(HTC)가 지난달 26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기업회생절차는 법원 관리 아래 진행하는 기업 구조조정 절차다. 기업을 존속하는 것이 청산하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할 때 진행한다. 1997년 설립한 HTC는 국내외 리조트, 레지던스, 연수원 등 30여개 사업장 운영 실적을 보유한 업체로, 연 매출은 200억원에 달한다. 임직원 수는 200여명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관광산업이 '올스톱'된 영향이 컸다. HTC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에 이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손실이 악화되면서 결국 회생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앞서 2월에는 종합숙박 전문 예약 사이트 '호텔엔조이' 운영사인 메이트아이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자구책으로 숙박, 식음 시설 일부를 휴장하고 직원 휴직을 해 비용을 절감하는 호텔도 늘고 있다.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그랜드워커힐서울은 오는 22일까지 객실 영업을 중단하고, 구성원 2부제 근무를 하고 있다. 더 프라자는 다음달 30일까지 뷔페레스토랑 주중 운영을 중단한다. 지난달에는 경북 경주힐튼호텔이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영업한 비즈니스호텔인 을지로의 크라운 파크호텔 서울, 베니키아프리미어 호텔 동대문 등도 문을 닫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유급 휴직을 한다. 휴직자에게 평균 임금의 70%를 지급한다. 지난달에는 임원 기본급 20%를 줄이고, 총지배인, 팀장 등 리더는 직책 수당을 3개월간 반납했다. 호텔롯데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일주일 단위의 무급휴가를 권장하고 있다.


면세업계도 사면초가다. 하나투어가 운영하는 SM면세점은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했다. 기존 5년 플러스 5년 특허권 기간 중 5년 연장을 포기한 것이다. 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상반기에 지속하면 버티지 못하고 특허권을 반납하는 중소 중견 업체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소 면세점들은 지난달 이미 매출이 80% 이상 감소해 현금 유동성이 없는 상태"라며 "이런 상황이 6월까지 지속하면 사업 운영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면세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도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며 기본급을 줄였다. 주 4일 근무제를 선택한 직원은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기본급이 감액된다.

SM면세점 내부 모습.

SM면세점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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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푸드빌, 생존 위한 '자구안'…투자 중단·급여 반납·무급휴직= CJ그룹의 외식 계열사 CJ푸드빌은 고강도 자구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정성필 대표이사는 3월31일 '생존을 위한 자구안'을 발표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야기된 글로벌 경제 위기와 경영환경 악화에 따라 부동산 등 고정자산 매각, 신규투자 동결, 지출억제 극대화, 경영진 급여 반납, 신규 매장 출점 보류 등 유동성 확보에 전사적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CJ푸드빌은 경영 정상화가 이뤄졌다고 판단하기 전까지 모든 투자를 전면 중단하고 최소화한다. 안전·위생 및 관련 법규상 불가피한 투자 외 모든 투자는 금지한다. 베이커리 신규 B.I(Brand Identity) 확산도 자제하고, 가맹점 리뉴얼 투자 시 상생 강화 차원에서 법정 기준 이상 지원하던 투자 지원금도 법정 기준에 맞춘다.


현금흐름 강화를 위해 채권 채무 관리 강화 및 대내외 현금 지출 억제 등 전방위적 비용 지출 억제 조치도 시행한다. 외식사업의 경우 수익성 낮은 매장은 지속 철수하고 신규 출점은 보류해 현금 유동성을 제고한다. 사실상 개점 휴무 상태나 마찬가지여서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더불어 위기 상황 극복에 앞장서기 위해 상반기까지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 및 조직장은 월급여 일부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임직원들은 오는 6월까지 최소 1주 이상 자율적으로 무급 휴직을 할 예정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국내 외식산업 자체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회사의 모든 사업 부문에 적신호가 켜져 생존을 위한 자구안 시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외식산업은 심리적인 영향이 커서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단기간 내 피해 복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지만, 오늘의 생존이 미래를 약속할 수 있기에 임직원 모두가 이번 자구안을 이해하고 동참하기를 당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CJ푸드빌의 자구안 시행으로 CJ그룹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국내 1위 멀티플렉스 CGV는 현재 35개 극장 영업을 잠정 중단한 상황이며, 전 임직원도 주3일 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해외 실적도 영향을 받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CGV의 영업적자 추정치는 252억원에 달한다. 식자재 유통 계열사 프레시웨이 역시 2021년까지 약 3000억원을 식자재유통 및 단체급식 사업에 투자할 계획 세웠지만 모두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마저 휘청이는 탓에 식품·외식업계가 불안에 떨고 있다"면서 "남양유업, 롯데제과, SPC삼립 등이 최근 정기주주총회에서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경영 효율화 작업에 나서겠다고 밝힌 만큼 업계 전반에서 비용 절감 노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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