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주민을 위해 '재난긴급생활비' 지원을 앞다퉈 시행하고 있다. 지원 금액과 대상은 지자체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중위소득 85~100%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하며, 4인 이상 가구의 경우 평균 50~70만원을 지원한다.
아르바이트생, 프리랜서, 건설직 일일근로자 등 당장에 생계가 곤란한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화성시처럼 전년 대비 매출액이 10% 이상 줄어든 소상공인에게 평균 200만원의 긴급생계비를 지급하는 지자체도 있다.
소요 재원은 재난관리기금을 우선 충당하고 부족분은 추경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정부는 자체 재원에 한계가 있는 만큼 지자체들이 기금을 활용해 재난긴급생활비를 먼저 지급하면 나중에 보전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눈치다. 하지만 지자체들마다 확보된 재난기금액이 제각각이고 긴급생활비를 마련할 재정 여력이 안된다며 볼 멘 소리를 내고 있다. 재정형편이 좋고 나쁨에 따라 긴급생활비를 받거나 못받는 지자체가 있어 지역간 불평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재난기금을 다 써도 도민 1인당 4만 5000원 밖에 줄 수 없다며 중앙정부가 기본소득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중앙정부의 코로나19 관련 추경에 재난기본소득 성격의 지원이 빠졌다고 지적하고, 우선 서울시의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긴급생활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일각에선 모든 국민에게 동일하게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소설가 공지영씨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모두가 피해를 입는 상황이 아니라 전염병 특성에 따라 경제적 피해를 입는 국민들이 있기 때문에 '긴급생활안정자금'이 맞다"면서 "기본소득이란 말 함부로 하면 안 된다. 상황에 안 맞기도 하고, 어떤 나라도 성공한 적 없다"고 재난기본소득 도입 주장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그런데 경제적 피해를 입은, 선별적 성격의 재난긴급생활비 지원을 놓고도 신중론을 펴는 지자체도 있다. 인천시는 긴급생활비를 지급했을 때 코로나19 피해자들이 직접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느냐를 따져봐야 한다며 데이터를 이용한 인천의 소비특성 등의 분석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작정 다른 지자체들을 따라하기 보다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경제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런 맥락에서 인천시는 당장은 소비 진작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긴급 경영안정자금 규모를 더 늘리고 민간분야의 착한 임대료 운동 확산과 지역화폐 '인천e음카드' 활용을 유도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은 서울시와 경기도가 코로나19 지원책으로 '재난기본소득', '재난긴급생활비' 카드를 꺼내든데 비해 인천시는 고작 지역화폐에 대한 국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며 생계가 힘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현실적인 정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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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일용직근로자나 가게 문을 닫은 자영업자들에겐 당장에 쓸 생활비가 없는데, 현금이 있어야 충전해서 쓰는 지역화폐 사용을 장려하거나 은행융자를 지원해주겠다는 정책이 피부에 와닿지가 않는 것이다. 생계비 지원을 요구하는 (온라인)시민청원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시가 나홀로 정책을 고수하기는 쉽지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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