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덮친 위기감에…밤 잠 설치며 주말도 내놓은 금융권 수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휴일 반납
윤석헌 금감원장 일일점검체제
손태승 회장 비상경영 선포
조용병 회장 C-레벨회의 진행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 유행) 현상으로 번지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금융권 수장들이 연일 비상을 외치며 밤잠을 설치고 있다. 이들은 매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살피고 중소기업을 포함해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지원 상황을 챙기는 것은 물론,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요즘 몸이 둘이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보이면서 연일 새벽 출근과 야근이 일상화됐다. 범정부 금융지원 모드로 접어든 뒤에는 주말 휴일도 반납한 지 오래다. 모든 일정이 코로나19 사태에 맞춰져 하루 온종일 금융시장의 변동상황을 보고받으며 매일 금융시장 점검 회의를 열고 지원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은 위원장은 전일에도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른 시장안정조치와 증시수급 안정화 방안이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앞으로 증시가 안정될 때까지 매일 증시 개장 전 시장점검 회의를 직접 주재할 예정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위험요인 상시점검 및 즉각적인 대응을 위해 시장 불안이 진정될 때까지 직접 주재하는 일일 점검체제를 운영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유광열 수석부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기구를 확대ㆍ설치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조치다. 이미 금융기관과는 일일보고체계를 구축했다. 금융회사에 문제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핫라인'을 만든 것이다. 윤 원장은 전일에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방안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본인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대응 조직을 새로 만들었다. 그룹의 위기관리 컨트롤타워인 비상경영대책위원회는 전략총괄팀, 재무관리팀, 리스크관리팀, 마켓센싱팀 등으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외화 컨틴젼시 플랜 가동 등 극단적 위기상황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 점검, 경영목표 조정ㆍ관리, 금융당국과의 적극적협조와 정책 제안과 함께 다양한 고객지원 방안도 모색하게 된다. 기존 '코로나19대응 위원회'는 감염예방 대책과 실행 점검, 그룹사 영업연속성 확보에 집중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2일부터 본인이 직접 챙기는 이른 바 'C-레벨 회의'를 매일 진행하고 있다. 그룹사의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등 'C-레벨' 임원이 참여해 금융시장과 산업의 동향을 점검하는 종합상황브리핑 회의로 코로나19 이슈가 안정화될 때까지 운영된다. 이를 통해 금리, 유가, 환율, 주가지수 등 거시경제 지표와 금융시장 성장률, 그룹성과 변동 등을 기준으로 삼아 금융시장 상황을 진단해 사업전략 수정을 검토할 계획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정부의 감염병 국가위기 단계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직후인 지난달 24일 그룹 차원의 비상경영위원회를 설치했다. 윤 회장이 위원장으로 하고 은행ㆍ증권ㆍ손해보험ㆍ카드 등 7개 계열사 대표이사와 지주사 임원들로 구성된 조직이다. 특히 최근에는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면서 자산건전성 악화가 우려되자 자산관리전략위원회를 비상 소집하고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은행, 증권, 리서치센터별 투자전략도 재점검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그룹 관계사 최고경영자(CEO) 및 그룹장들을 대상으로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위기 관리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이어 16일에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상황을 진단하고 대응 방안을 수립하는 그룹위기상황관리협의회를 구성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1월 지성규 하나은행장 등 임원 13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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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관계자는 "현 시국은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실물경제 충격이 동시에 진행되는 복합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된 그야말로 비상상황"이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양상이 더욱 심각하다는 진단마저 나오면서 금융권 수장들이 직접 비상경영체제를 수립하고 대응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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