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탈석탄화력發 경영난' 두산중공업… 노사갈등도 가시화 조짐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탈원전·탈석탄화력 발전 정책으로 두산중공업이 경영난을 겪는 상황에서 노사갈등의 골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최근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휴업 협의안을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산하 두산중공업지회에 보냈지만, 노조가 이를 거부했다. 글로벌 발전시장이 침체되는 상황에서 석탄화력발전 프로젝트가 취소되고 정부가 급격한 탈원전 정책을 시행하면서 경영상황 악화에 시달리고 있어 일부 휴업이 불가피하다는 취지다. 두산중공업은 이에 앞서 지난달~이달 4일 1975년생 이상 직원들에 대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노조 측 등에 따르면 현재 명예퇴직을 신청한 직원은 500여명 수준이다.
두산중공업의 경영은 지속적으로 나빠지는 상황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개별재무제표 상 2017년을 제외하면 2015년~ 지난해, 꾸준한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18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7251억원, 495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8년 4조1017억원에서 지난해 3조7086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846억원에서 877억원으로 급격히 감소한 상황이다. 또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됐던 원자력·석탄화력 프로젝트가 취소되면서 10조원 가까운 수주물량이 사라졌다. 이에 두산중공업 2024년에는 국내 신규 원전수주가 사라지고, 유지보수 매출만 남게 된다. 두산중공업의 경영악화는 기업 신용도에도 영향을 끼쳤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5월 두산중공업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에 대해 'BBB+/하향 검토'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 평가한 바 있다.
경영난이 지속되면서 10여년 넘게 단체협약과 임금협상을 협조적으로 진행했던 두산중공업의 노사관계에도 균열이 보이고 있다. 노조 측은 “경영진의 책임이 먼저”라면서 휴업에 반대하고 있다. 노조 측은 최근 “비상경영조치를 하려면 오너와 경영진의 사죄가 우선돼야 하고, 직원들이 수긍 가능한 대책안이 나와야 한다”면서 "오너들이 사재를 출연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 경영인을 도입해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또한 일방적인 통보도 문제라는 입장이다. 한 노조 관계자는 “명예퇴직이나 휴업은 올해 5월로 예정된 임단협에서 노조와 함께 협의한 후 결정해도 되는데 회사가 노조에게 일방적인 통보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상장 첫날 70% 폭등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I ...
업계에서는 두산중공업의 경영상황과 법률 등을 따져보면 조만간 휴업이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애초 휴업대상 직원을 정할 때 가계사정, 부양가족 수 등을 철저히 따지고, 근로기준법에 따라 평균임금의 70%이상 임금을 지급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관계 법률상 휴업은 노조와의 협의 없이 진행할 수 있다. 이 와중에 직장인 익명게시판인 블라인드 앱과 두산중공업 현장근로자들 사이에서 구체적인 휴업 일시, 명예퇴직 방안, 추가 구조조정 등에 관한 소문이 나돌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도 맴돌고 있다. 두산중공업에서는 이에 대해 “이런 소문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모르겠으나 근거없는 소문”이라는 입장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