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하루새 6000조 증발...트럼프 "실질적 구제책 마련할 것"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이현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유가폭락의 도미노 여파가 미국 증시를 강타했다. 시가총액 6000조원이 증발했다. 미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미 중앙은행과 정부는 대응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뉴욕증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3500개 종목이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CNBC는 다우존스, S&P500, 나스닥 등 3대 지수에서 이날 사라진 기업 시가총액이 5조달러(약 5986조)라고 보도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7.79%(2013.76포인트) 폭락한 2만3851.02, S&P500 지수는 7.60%(225.81포인트) 내린 2746.56에 그쳤다. 나스닥지수는 7.29%(624.94포인트) 떨어진 7950.68에 거래를 마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우려에 유가 폭락이라는 악재가 더해지며 개장 직후 시장 안정을 위해 거래를 중지하는 서킷브레이커는 1997년 이후 23년만에 처음으로 발동되기도 했다.
하락종목은 유가 하락의 직접적 타격을 입는 에너지 업종과 이와 관련한 대출 부실 우려가 제기된 은행주가 주류를 이뤘다. 도널드 셀킨 뉴욕 뉴브릿지 증권 수석 마케팅 전략가는 "유가가 낮아지면 이와 연결된 석유업체들의 주가가 폭락하고 석유산업, 셰일생산업자가 연쇄적으로 무너진다"면서 "이미 사상최저금리 상황에 놓여있는 은행들까지 부실이 이전되며 위험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런 연쇄 상황에 대한 우려가 주식시장의 폭락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IT 기업들의 주가도 전세계적인 경제활동과 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크게 하락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아마존, 알파벳 등 글로벌 IT 5대기업의 시총만 3200억달러가 날아갔다. 이날 애플의 주가는 7.9% 하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6.78%, 페이스북 6.4%, 아마존은 5.3%, 알파벳은 6.17% 하락했다. 최근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테슬라도 13.57% 급락했다.
증시 폭락 여파는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점차 실물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경제매체인 쿼츠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올해 미 경제가 불황에 빠질 가능성을 36%로 응답했다. 지난 1월 같은 조사 결과 18%에 비해 두배나 상승한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이날 올해 미 경제 불황 가능성을 33%~49%까지 추정했다. 영국 경제 분석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5%에서 2.0%로 낮추면서 올해 서부 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30달러 수준에 머문다면 미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0.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중앙은행과 정부도 나설 채비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주 기준금리를 1.0~1.25%로 전격 인하했지만 추가 금리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달 중 제로(0)금리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의 페드워치는 이달 중 Fed가 기준금리를 0.0~0.25%포인트로 인하할 가능성을 39%나 반영했다. 직전 거래일 0%였던 제로 금리 가능성이 순식간에 급부상할 만큼 현 금융시장 상황을 좋지 않다고 인식한 것이다. 이날 Fed는 단기 자금 시장 유동성 공급 규모를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이정도로는 시장을 달래기는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레이엄 테일러 라보 뱅크 투자전략가는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급격히 위축된데다 물가상승률은 미미하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완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 참석해 경기 악화에 대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의회와) 급여세 인하 등 매우 실질적 구제책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그것은 매우 큰 숫자"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관계자들로부터 코로나19의 경제적 여파에 대응하기 위한 유급휴가, 중소기업 지원 등의 정책 대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라는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일 금융계 경영자들을 초대해 증시 하락 대책회의와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토마스 헤이즈 그레이트힐 캐피탈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오늘 시장의 공포는 세계 경제 위축에 대한 것"이라고 표현하며 Fed와 미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성 주춤하자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1년 만에 흑...
이날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26% 하락한 1만9450.32에 거래를 시작한 뒤 오전 11시 현재 1.29% 하락한채 거래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도 0.83% 떨어져 장을 출발했으며 한국시간 오전 11시55분 현재 0.15%까지 낙폭을 줄였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