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고 싶다" vs "안된다"…코로나 셀프격리 잔혹사
[아시아경제 김봉기 기자, 정동훈 기자]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감염 우려 높아서 나가시면 안돼요, 어머니!"
지난 1일 경기도 용인에 사는 박소현(39ㆍ여) 씨 집에선 외출을 하려는 시어머니와 이를 말리는 박씨의 남편간에 고성이 오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며칠째 바깥 구경을 못한 70대 시어머니는 답답함을 호소했고, 남편은 "돌아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코로나가 더 확산되고 있다"고 맞선 것이다. 며느리인 박씨가 중재에 나섰지만, 실랑이는 한참이나 계속됐다. 박씨는 "어머니가 얼마나 답답하셨으면 아이처럼 외출 못한다고 역정을 내셨겠느냐"면서 "꼼짝달싹 못하니 감옥이 따로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외출을 피하고 집안에서만 지내는 '자발적 격리'가 주말 풍경이 되버렸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집회와 대규모 행사 중단을 요청하면서 도심 곳곳에 인적이 끊겼고, 주요 유원지엔 가족단위 나들이객들도 대폭 줄었다.
2일 롯데월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과 3월1일 주말 이틀간 방문객수가 전주 주말대비 30% 감소했다. 일년 전과 비교해도 비슷한 감소폭이다. 에버랜드도 전년대비 방문객수가 30% 줄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야외 놀이시설의 경우 미세먼지 등 날씨 영향을 많이 받긴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방문객수가 점점 줄고 있다"고 말했다.
상춘객들로 북적이던 서울 주요 등산로도 탐방객들이 대폭 줄었다. 청계산은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탐방객수가 1255명으로 전년 같은기간대비 20% 줄었다. 전주(2월22~23일)와 비교해도 60명 가량 적게 방문했다. 다만 같은 기간 북한산의 경우 지난 주말 7500명이 찾아, 전주보다 20% 가량 늘었다. 북한산국립공원 관계자는 "눈이 왔던 전주에 비해 지난 주말에는 날씨가 화창했고, 야외의 경우 밀폐된 실내보다는 감염 우려가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감염 우려는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일평균 100건 안팎이었던 코로나 신규 발생 건수가 신천지예수교회(신천지) 신도를 대상으로 하는 검사가 집중된 지난달 26일부터 수백건으로 뛰었고, 금요일인 지난달 28일 하루 동안 586명, 토요일인 29일엔 8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망자수까지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면서 지역사회에선 감염 공포가 퍼져 시민들 스스로가 외출을 자제한 것이다.
주말 종교행사도 대부분 중단됐다. 개신교의 경우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주말새 예배 중단에 동참하는 교회가 빠르게 늘었다. 신도 수 56만명으로 국내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전날과 오는 8일 주일 예배를 비롯한 모든 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영락교회는 전날 주일예배를 온라인 생중계로 전환했고, 신도 10만명의 사랑의교회도 다음 달 14일까지 모든 예배를 생중계 예배로 바꿨다.
천주교회도 236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 모든 교구에서 미사를 중단했고, 대한불교 조계종과 원불교도 법회와 기도를 당분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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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부 개신교 교회는 주말예배를 강행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는 지난 1일 오전 10시30분과 오후 7시, 두 차례 3ㆍ1절 연합예배를 진행했다. 이 교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64ㆍ구속)가 담임목사로 있는 곳이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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