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대통령 "포로석방은 미국 아닌 우리가 정할 문제"
美 내부 반발도 거세…'이란핵합의 버금가는 합의'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무장 조직 탈레반이 18년간의 전쟁을 끝내기로 합의를 체결했지만 시작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평화합의 첫 조치 격인 포로 교환과 관련해 아프간 정부가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과 탈레반 사이의 평화협정 내용에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과 탈레반 사이에 합의한 포로교환 일정과 조건을 따를 수 없다는 것이다.

가니 대통령은 "탈레반 포로를 석방하는 것은 미국의 권한이 아니라 아프간 정부의 권한"이라면서 "(아프간 정부는) 5000명(탈레반 소속 포로)을 풀어주기로 한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문제와 관련해 탈레반과 협상에 나설 수 있지만, 포로 교환이 협상의 전제조건이 될 수는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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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탈레반은 지난달 29일 카타르 도하에서 체결한 합의문에서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이 오는 10일부터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는 내용을 명시했다. 이 시기에 맞춰 아프간 정부군에 수감된 탈레반 대원 5000명과 탈레반에 포로로 잡힌 아프간군 1000명을 교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 탈레반 사이의 평화 합의가 체결된 지 24시간도 안 지나 아프간 정부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미국과 탈레반의 합의는 첫 발자국에서 멈출 가능성이 커졌다. 양측 대화의 전제조건이 포로 교환이기 때문이다. 아프간 정부가 포로교환에 반대하고 나선 것은 향후 탈레반과의 협상카드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아프간 정부는 협상 시작 전에 포로 교환부터 할 경우 협상 고지에서 우위를 잃어버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탈레반과의 합의를 두고 미국 내에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합의가 미국 안보 이익을 해친다는 지적이다. 공화당 소속 리즈 체니 하원의원은 "이번 합의는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면서 "수천명의 탈레반을 풀어주고, 테러리스트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고,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하는 대가로 탈레반에서 받는 것은 합의를 이행하는지 검증조차 할 수 없는 약속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합의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맺었던 이란핵협정(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연상케 한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최악의 합의로 비판했던 이란핵합의 수준의 합의를 탈레반과 맺었다는 우려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자신의 트위터에서 "탈레반과의 협정은 미국 시민이 받아들일 수 없는 위험"이라면서 "탈레반이 ISIS와 알카에다 같은 테러집단 등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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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적극 방어하고 나섰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CBS '페이스더네이션'에 출연해 '"미군 병사들을 고향에 데려올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으며, 더 이상 미군 병사가 아프간에서 목숨을 잃을 가능성을 줄였다"면서 "아프간 국민 역시 40년간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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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장관은 가니 대통령의 포로교환 거부 입장에 대해 "신뢰를 구축할 수 있도록 모든 관련 당사자들과 협력할 것"이라면서 "어떻게든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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