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전문가 진단

의사재량권 확대 긍정적이지만
누구나 다 검사할땐 현장마비
실제 환자 진단 늦어질까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이어지고 있는 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로소를 찾은 방문객이 의료진의 안내를 받아 병원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이어지고 있는 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로소를 찾은 방문객이 의료진의 안내를 받아 병원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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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김흥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은 감기와 구별하기 어렵다. 감기가 유행하는 시기와 맞아떨어져 진단이 쉽지 않고 골라내기도 어렵다."(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역학적으로 관계가 없는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굉장히 많은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은 7일부터 신종 코로나 검사 대상이 늘어나면서 일선 의료 현장에서 혼선을 겪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중국이 아닌 곳을 다녀왔더라도 신종 코로나 환자가 많이 발생한 곳을 거쳤다면 바이러스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침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전날 열린 대한감염학회 간담회에 참석한 국내 감염학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우려를 제기하는 가운데 중국 상황이 당분간 계속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검사 수요 폭증하면서 병원 내 혼란 우려
진료소서 감염자와 접촉할수도…전문가 "경증일 경우 자가격리"

이날부터 신종 코로나 사례 정의가 바뀌면서 최근 2주간 지역사회 내 신종 코로나가 유행하는 국가를 다녀온 환자는 열이나 기침 등 증상을 보인다면 바이러스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특정 국가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환자가 많이 나온 태국이나 싱가포르, 홍콩 등이 거론된다. 검사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신종 코로나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검사는 질병관리본부와 전국 18개 보건환경연구원 외에 민간 병원 50여곳에서도 가능해졌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환자가 몰려) 실제 발견해야 할 환자를 놓치거나 진단이 늦어지고, 선별진료소 인원이 적체돼 환자 사이에서 전파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손장욱 고려대학교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사 재량권 부분은 긍정적이나 과잉 진료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누구나 다 검사해서 (진단) 현장이 마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왼쪽), 김태형 순천향대 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6일 감염학회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감염학회 제공>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왼쪽), 김태형 순천향대 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6일 감염학회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감염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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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내 감염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당시 '슈퍼전파' 경로는 응급실 등 병원 현장이었다. 병원은 면역력이 떨어진 이가 많아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신종 코로나의 초기 증상이 감기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미미한 것도 진료소 내 감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백 이사장은 "환자의 증상이 가벼운 수준이라면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하는 걸 권고하지 않는다"면서 "경증일 경우 자가격리하면서 지내다 계속 나빠지면 검사를 받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김성란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장은 "감염자인 사람과 아닌 사람이 서로 (진료소에서) 접촉하며 감염되는 게 아닐까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4월 피크' 가능성 있으나 더 지켜봐야

백 이사장은 이날 가브리엘 렁 원장이 이끄는 홍콩대 의학원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한 '4월 피크설'을 언급했다. 이 연구팀이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확진자 1명이 주변인 2~3명에게 병을 전파하고 있고, 이러한 속도가 유지되면 6.4일 만에 감염자 수가 2배로 늘어난다. 렁 원장은 "전파력이 약해지지 않는다면 4월에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 이사장도 중국 우한 지역의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비교하면서 이 같은 추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보통 환자 수와 사망자 추이를 그림으로 그리면 빠르게 증가하다가 정점에 다다라 평평한 선을 이루고, 어느 시점에 기울기가 꺾인다"면서 "(신종 코로나는) 아직 흐름이 꺾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가의 예측이나 그래프를 종합해볼 때 여전히 감염이 증가 추세인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세계적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7일 20번째 확진자가 근무한 서울 영등포구 GS홈쇼핑 건물이 출입통제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세계적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7일 20번째 확진자가 근무한 서울 영등포구 GS홈쇼핑 건물이 출입통제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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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ㆍ3차 감염자가 늘어나는 등 국내 지역사회 내 전파가 우려되는 상황인데, 아직 단정하기에는 이르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허중연 아주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에서도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만 행동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며 "매우 제한적일 수도 있고 광범위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김남중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는 "중국에서는 당연히 2, 3차 감염이 있을 것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우한 지역과) 연관성이 없는 사례가 한두 명인데 더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무증상 감염, 근거 희박"

신종 코로나를 둘러싼 공포가 커진 것은 환자의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의 감염 가능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없을 정도로 미약하거나 아직 증식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주변에 옮길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통상적인 상식인데 신종 코로나는 이와 달리 무증상 환자와 접촉해 감염된 사례가 일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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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이사장은 "무증상 상태에서의 전파를 우려하기도 하나, 실제 환자가 아프다고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증상으로 시작하고 그때 바이러스가 배출돼 전파력이 생기는 것"이라며 "독일에서 당초 보고된 무증상 감염 사례도 이후에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김태형 순천향대서울병원 교수는 "환자가 많은 우한시 역시 무증상 전파가 아니라 기존 확진자와 접촉해 옮은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이어지고 있는 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실로 의료진이 들어가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이어지고 있는 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실로 의료진이 들어가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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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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