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외국인 작년 1750만
野 반대로 인력증원 예산 삭감
역학조사 늦어져 대응 발동동
지난달 31일 오전 검역 관계자들이 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항공편으로 돌아온 교민들의 검역 마친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지난달 31일 오전 검역 관계자들이 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항공편으로 돌아온 교민들의 검역 마친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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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폐렴)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방역당국도 고질적 인력난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다소 늘긴 했으나 '일이 터졌을 때 필요할 뿐 평소에는 불필요한 거 아니냐'는 후진적 인식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검역인력 부족" 호소에도 번번이 예산 삭감 = 해외로부터 감염병 유입을 막는 데 최일선에 있는 검역인력이 부족한 건 늘어나는 해외 입국자에 견줘 인력증원이 제때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연간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은 꾸준히 늘어 지난해 1750만명을 기록했다.

검역의 경우 외국인은 물론 해외에 나갔다 귀국하는 우리 국민도 살피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5000만명에 육박한다. 인천공항에 제2터미널이 개항준비를 했을 당시 정부는 100여명에 불과한 인천공항 검역인력을 두 곳에 나누는 게 물리적으로 어려워 그 해 추가경정예산(추경)에 검역인력 27명을 늘려달라는 내용을 반영했다. 이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야당 반대로 삭감됐다.


이듬해 보건복지부가 현장검역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45명을 늘려달라는 안을 짜서 올렸는데 최종적으로 20명만 증원하는 걸로 반영됐다. 인천공항을 비롯해 전국 검역소가 13곳인 점을 감안하면 한 곳당 2명도 채 안된다. 야당에선 무분별한 공무원 증원은 재정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인천천공항은 현재도 실제 일선 현장검역관은 100명이 채 안 된다.

정춘숙 국회 보건복지위 의원은 "그간 정부가 해외 감염병 유입을 막는 등 국민안전을 위해 검역인력 증원을 요구했으나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걷어차고 있던 셈"이라고 꼬집었다. 국립인천공항 검역소의 한 직원은 "과거 메르스 당시 검역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20명 정도 늘었을 뿐 이후 비슷한 수준"이라며 "평소에는 기존 인력으로 가능한 수준인데 명절 등 연휴기간에는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 상하이에서 입국한 사람들이 검역소에서 건강상태질문서 제출을 안내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 중국 전역을 검역대상 오염지역으로 지정하고 전체 입국자를 대상으로 검역과 건강상태질문서 제출을 의무화 했다./영종도=김현민 기자 kimhyun81@

지난달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중국 상하이에서 입국한 사람들이 검역소에서 건강상태질문서 제출을 안내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 중국 전역을 검역대상 오염지역으로 지정하고 전체 입국자를 대상으로 검역과 건강상태질문서 제출을 의무화 했다./영종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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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환자 더 늘 텐데" 늦어지는 역학조사=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확인되면 그에 따라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환자의 구체적 동선 등을 파악할 역학조사 인력도 부족하긴 마찬가지다. 질병관리본부에 현재 소속된 역학조사관은 77명, 시도별 인원 53명(1월 말 기준)을 합해도 130명에 불과하다. 역학조사관의 경우 규정상 의사나 2년간 교육을 받은 공무원으로 구성해야 하는데, 지정된 기준을 채우지 못한 지방자치단체도 여럿이다.


현재 확진자가 파악되면 질병관리본부는 역학조사관과 방역관 등 8~9명으로 즉각대응팀을 꾸려 현장에 출동, 환자로부터 들은 진술과 실제 동선을 대조해가며 조치를 취한다. 발생 초기 하루 한 명꼴로 나온다면 대응이 가능하나 지난달 31일처럼 하루에 5명씩 환자가 확인되면 당장 가용인력이 부족해 조사가 늦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역학조사 정원이 늘긴 했으나 환자가 많이 발생하면 4개팀이 동시에 가동되다 보니 현장에 대한 정보수집 등이 어려운 점이 있다"며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지자체 간 적절히 역할을 분담해 효율적으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장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만 필요한 인력이라는 인식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번 사태처럼 신종 감염병을 예상하긴 어렵더라도 평시에 지역별로 나눠 감염원 전파체계를 파악하거나 지역 내 감시망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데, 현재는 질병관리본부 등 중앙에 너무 집중된 구조여서 현실적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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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본부장은 "단순히 중앙ㆍ시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각 시군구 보건소마다 역학조사관이 있어 일상적으로 감염원 파악업무 등을 진행한다면 이런 유행이 생겼을 때 조사과정에서도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역학조사를 전문적으로 하는 인력이 필수적으로 확보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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