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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출 규제 첫날…"아직 명확한 지침이 없습니다, 고객님"

최종수정 2020.01.21 11:22 기사입력 2020.01.2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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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초과 주택자 전세대출규제
첫날 폭주하는 전화에 銀 마비
부동산 카페도 문의글 쏟아져
전문가, 고금리 전환 부작용 우려

전세대출 규제 첫날…"아직 명확한 지침이 없습니다, 고객님"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동현 기자] "아직 명확한 지침이 안내려 와서 답변이 어렵습니다. 설 연휴 이후 다시 문의해 주세요." 전세 대출 연장 가능 여부를 문의하기 위해 은행에 전화를 걸었던 A씨가 받은 답변이다. 그는 "금융위원회 전화를 걸었지만 30분이 넘도록 연결조차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21일 시중 은행들에 따르면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대출 제한 시행 첫날인 지난 20일 일선 대출 창구는 표면적으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하루종일 강화된 대출 규정을 묻는 전화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특히 고가 아파트들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권과 양천구 소재 지점은 빗발치는 전화 문의에 대응하느라 다른 업무 자체가 불가능할 지경이었다. A은행 강남구 대치동 영업점 관계자는 "현재까지 신규 상담건은 없었다"면서도 "기존 전세자금대출 이용 고객들의 기한연장 가능여부에 대한 전화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측은 신규 대출 길이 막힌 일부 고객은 부족 자금을 충당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묻는 문의도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B은행의 서초동 영업점 직원도 "이미 전세계약을 체결한 세입자가 대출 진행 가능 여부를 묻는 문의도 잇따른 등 고객들의 불안감이 큰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히 일부 고객은 담보인정비율(LTV) 제한으로 보유 주택에 입주하고 싶어도 세입자에게 돌려줄 보증금을 대출받지 못해 곤경에 처했다며 당황해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악의 경우 입주를 포기한 채 당분간 월세로 살거나 아예 주택을 처분해야 하는 처지가 된 셈이다. 이 때문에 12ㆍ16 규제 이전 1주택 보유자의 전세금 반환 대출 LTV 한도를 40%로 해달라는 국민청원도 전날 청와대에 접수된 상태다.


부동산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전세대출 제한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날 92만명 회원의 '부동산 스터디'와 80만명 규모의 '아름다운 내집갖기' 카페에는 신규 전세 대출이나 연장 여부 등을 묻는 게시글들이 100건 가까이 올라왔다. 은행 등 금융 기관에서도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해 하소연하는 내용도 많았다. B씨는 "규제 시행일인 20일 전에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주택매매계약을 체결했으나 등기를 20일 이후 했다는 이유로 대출 연장이 안된다는 답을 들었다"며 "매매계약에 대해서만 등기까지 완료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한편에서는 대출이 막힌 수요자들의 불안심리를 파고드는 고금리 대부업 영업도 활개를 치는 분위기다. 전세 대출 관련 게시글 대부분엔 "대출 가능합니다. 쪽지주세요", "금리 파격할인 이벤트 중입니다. 카카오톡으로 연락주세요", "전세대출 80%까지 맞춰드립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00금융그룹'이라는 한 대부업체가 링크한 홈페이지에 방문하니 한도 특판으로 규제지역에서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60%에서 80%까지 맞춰줄 수 있다고 홍보중이었다. P2P 대출을 권하는 댓글도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중산층이 위험도가 높은 고금리 대부업으로 갈아탄다는 것은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라며 "투기세력과 실수요자 모두에게 적용된 전면적 대출규제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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