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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의 상장사]④4년 연속 적자 우려…썸에이지 "한 방이 필요하다"

최종수정 2020.01.20 16:32 기사입력 2020.01.2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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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4월은 코스닥 시장에서 잔인한 달이 된다.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가 나오는 시기로 보고서에 담긴 내용에 따라 상장기업들이 상장폐지가 되거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해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한 기업들은 대규모 자금조달이나 구조조정 등을 실시하면서 주식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아시아경제는 적자가 지속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현재와 과거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전망을 예상하며 투자자들의 투자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기로의 상장사]④4년 연속 적자 우려…썸에이지 "한 방이 필요하다"


[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게임 개발회사 썸에이지가 작년 3분기까지 누적으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4년 연속 영업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썸에이지의 경우 스팩합병으로 코스닥에 상장해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더라도 관리종목으로는 지정이 안 된다. 하지만 올해까지 적자를 기록할 경우 내년 관리종목에 지정될 가능성이 커진다. 앞으로 출시할 신작들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뤄야 하는 이유다.


◆연이은 신작 흥행 실패로 적자 행진


썸에이지 는 2013년 설립된 게임 개발회사다. 대표 게임은 2014년 11월 출시한 '영웅 for kakao'다. 이 게임은 출시 1년 만에 누적 매출 600억원, 다운로드 500만건을 돌파했다. 특히 영웅의 흥행에 힘입어 썸에이지는 2016년 케이비제6호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2014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25억6804만원에 그쳤던 영업수익은 2015년 95억4470만원까지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8억4194만원에서 51억4957만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상장 이후 별다른 게임을 내놓지 않으면서 실적도 악화됐다. 상장 첫해인 2016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수익 60억5226만원, 영업손실 15억4337만원을 기록했다. 2017년에도 썸에이지는 적자를 지속했다. 신작 개발에 대한 투자 등이 지속하는 가운데 기존 게임의 노후화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2017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수익은 35억원으로 전년 대비 41.26%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89억원으로 적자 폭이 더 늘었다. 주력 게임이었던 영웅의 영입수익은 29억6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0.99% 감소했지만 연구·개발(R&D)에만 100억1100만원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R&D 비용은 전년의 63억1000만원 대비 58.65% 늘어났다.

2016년과 2017년에 잠잠했던 썸에이지는 2018년에 신작을 연이어 쏟아냈다. 하지만 흥행에 참패하면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썸에이지는 2018년 3월 모바일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DC 언체인드'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13개국에 출시했다. DC 언체인드는 썸에이지와 워너브라더스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WBIE)가 공동 개발한 게임이다. DC코믹스의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등 영웅 캐릭터와 조커, 할리퀸, 렉스루터 등이 등장한다. 하지만 아시아권에서 게임 흥행에 실패했다. 4일 기준 DC 언체인드는 국내 구글 플레이 순위 100위 안에도 들지 못하고 있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이 게임의 흥행 기대감이 높았다. 글로벌 지식재산권(IP)인 DC의 캐릭터들이 중심이 된 게임이기 때문이다. 2018년 1월15일 유안타증권에서 나온 썸에이지 보고서를 살펴보면 "글로벌 유명 IP 인 ‘DC 코믹스’를 기반으로 한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로 썸에이지의 최대 기대작"이라며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할리 퀸’ 등 코믹스와 영화로 유저들에게 친숙한 ‘DC 코믹스’ IP 기반의 게임이라는 점에서 출시 초기 유저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 썸에이지는 DC언체인드 출시 시기와 비슷한 시기에 SF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인터플래닛'을 155국가에 선보였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모바일 AR게임 '고스트버스터즈 월드'를 내놨지만 연이어 흥행에는 실패했다. 2018년 연결기준 썸에이지의 영업수익은 35억5500만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신작들의 매출은 처참했다. DC 언체인드의 매출액은 6억5600만원, 인터플래닛은 2억5200만원, 고스터버스터즈월드도 1억9700만원에 그쳤다. 이 밖에 퍼블리싱 게임이 13억1700만원이었으며 출시된지 5년이 넘은 '영웅 for kakao'가 11억3300만원을 기록했다.


게다가 게임 출시로 인한 광고비용 등이 대규모로 증가하고 R&D 비용도 커진 것이 적자 규모를 키우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2018년 연결기준 썸에이지의 영업비용은 총 300억3800만원으로 2017년 대비 140.48% 증가했다. 이 중 마케팅 비용에만 2017년 8억600만원 대비 983.99% 증가한 87억3700만원을 쏟았으며 게임개발 등의 R&D 비용에도 123억4300만원을 투자했다. 신작 흥행 실패에 대규모 지출까지 이어지면서 썸에이지의 재무건전성도 악화됐다. 2014년 24.13%이었던 부채비율은 2017년까지 3.67%까지 안정화됐으나 2018년 352.27%로 치솟았다. 또 결손금도 370억원에 달했다.


◆유상증자와 CB 발행…자금은 확보했는데


2019년 썸에이지는 총 2번의 유상증자와 1번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등 총 33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먼저 지난해 4월 썸에이지는 2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주가 하락으로 최종적으로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액은 144억7744만원이 됐다. 당시 썸에이지는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퍼블리싱 사업부 안정화를 위한 운영비용, 게임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게임 개발 비용, 새로운 영업수익기반 확보를 위한 퍼블리싱 게임 계약금, 신규 게임 론칭 및 마케팅 자금 확보 등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부항목으로는 퍼블리싱 사업부 운영에 40억900만원, R&D에 94억1700만원, 외부 게임 소싱에 10억5100만원 등을 투자할 계획이다. 사용 시기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4분기까지다.


자금조달은 여기가 끝이 아녔다. 썸에이지는 지난해 9월 총 55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이권부 무보증 무담보 사모 CB발행을 결정했다. 3회차다. 운영자금 15억원을 사용하고 사채상환에 4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오라이언 자산운용과 밸류시스템자산운용 등이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등을 통해 CB에 투자했다. 또 미래에셋대우, 한양증권 및 미래에쿼티-밸류시스템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등이 자금을 투입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각각 0%며 전환청구기간은 오는 9월10일부터 2022년 9월10일까지다. 3회차 CB는 지난해 12월 전환가액이 한 차례 조정됐다. 주당 644원에서 565원으로 변경됐으며 전환 가능 주식 수도 854만370주에서 973만4507주로 늘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에는 모기업 네시삼십삼분을 대상으로 약 13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 중 75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되며 나머지 55억원은 채무상환자금에 사용될 예정이다.


지난해 진행된 대규모 자금조달은 썸에이지에게 필요했던 선택이다. 2018년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법인세 차감 전 사업손실을 기록하면서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최근 3사업년도 중 2개년도에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손실이 발생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렇게 33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썸에이지는 한숨을 놓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썸에이지의 자본총계는 269억원, 부채총계는 68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5.46%였다. 또 법인세 비용 차감전 계속사업손실이 97억원으로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손실이 자기자본의 50%를 밑도는 36.17%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실은 41억원이다.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지만, 썸에이지의 시가총액과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1월18일 1006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20일 오전 11시35분 기준 819억원대 까지 줄어들었으며 같은 기간 주가도 1320원에서 656원으로 반토막 가까이 하락했다.


◆관리종목 지정 피하기 위해 꼭 필요한 신작 흥행


자금은 조달했지만 그만큼 신작 흥행도 절실해졌다. 썸에이지는 개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35억6956만원을 기록했다. 2016년에는 영업손실 8억3416만원을 기록했으며 2017년 69억3821만원, 2018년 205억8731만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지난해도 손실로 마무리하게 되면 4년 연속 영업적자가 된다.


다만 지난해 4분기까지 누적 적자를 기록하더라도 올해 당장 관리종목이 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코스닥에 직상장한 기업의 경우 4년 연속 적자가 발생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지만 스팩 합병의 경우 합병상장 연도를 제외한 4년 연속 영업손실을 지속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나온 썸에이지의 투자설명서를 살펴보면 "2016년 기업인수목적회사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당사의 경우 합병상장 연도를 제외한 4개년 연속 영업손실을 지속할 경우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의거한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험이 있다"고 명시됐다. 즉, 올해는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이 낮은 것이다. 하지만 올해까지 흑자전환을 못 한다면 내년에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런 만큼 올해 썸에이지의 실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으로 개발하고 있는 신작의 흥행이 절실해진 것이다. 현재 썸에이지는 PC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데카론'의 모바일 버전인 '데카론M'과 PC기반의 일인칭슈팅(FPS) 게임 '로얄크로우'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 중 로얄크로우는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썸에이지가 로얄크로우 개발을 위해 설립한 동명의 회사는 백승훈 전 썸에이지 대표가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 전 대표는 게임하이(현 넥슨지티)에서 온라인 게임 '서든어택'과 '데카론'을 제작한 주역이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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