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임기 6년 제한에 "소액주주 피해·과도한 경영권 침해"
3월 새로운 사외이사를 뽑아야 하는 상장사는 566개사, 새로 선임할 사외이사는 718명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이동우 기자] 사외이사 임기 6년 제한이 올해부터 강행되는 가운데 이로 인해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재계는 과도한 경영권 침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은 15일 아시아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소액주주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사외이사 임기 6년 제한을 시행하지만 결국 부메랑이 돼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 10일 법제처가 사외이사 재직 연한 신설 등을 포함한 상법 시행령 개정안 심사를 완료했다고 전일 발표했다. 상법 시행령 개정안은 같은 상장회사에서 6년을 초과해 사외이사로 재직했거나 해당 상장사 또는 계열사에서 각각 재직한 기간을 더해 9년을 초과하면 사외이사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결국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부터는 6년 이상 사외이사로 근무했을 경우 재선임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다시 뽑아야 한다. 정 부회장은 "사외이사를 바꿔야 하는 회사들에게는 준비 기간이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3월 새로운 사외이사를 뽑아야 하는 상장회사는 566개사, 새로 선임할 사외이사는 718명이나 된다. 이 가운데 중견·중소기업이 전체 87.3%인 494개사, 615명(85.7%) 수준이다.
특히 인력난이 심각하다. 정 부회장은 "지금 사외이사들이 대부분 전문가다. 회사들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그 특성에 맞는 사외이사를 찾아야 하는데 변호사, 교수라고 아무나 데려와서 사외이사로 할 수는 없다"며 "사외이사가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자리고, 또 그 결정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요즘은 사외이사 안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외이사를 구하지 못할 경우 그 피해는 회사와 주주들이 고스란히 입게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정 부회장은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못하면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지배구조 요건 미달로 관리종목이 되거나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며 "관리종목이 되거나 상장폐지가 되는 건 극단적인 경우긴 하겠지만 만에 하나 이런 경우가 생겼을 때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건 소액주주"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번 개정안이 과연 현실성 있고 실효성이 있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계는 과도한 경영권 침해라는 입장이다. 김현수 대한상공회의소 기업정책팀장은 "사이외사는 다양한 분야의 제3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듣고 기업의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문제"라며 "이를 획일적으로 기한을 정하는 것은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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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국가가 사외이사의 기한을 제한한다는 것은 결국 경영권을 제한하는 것으로 보는 게 맞다"면서 "개정안의 취지가 부적절한 사외이사를 제한하고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면 문제의 본질에 맞게 부적절한 사외이사를 통제해야지 기간을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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