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불안·시위에 통화가치 급락

아르헨티나 올 한해 달러 대비 페소가치 37% 하락

칠레 페소 한달 간 10% 넘게 추락

브라질 헤알도 연일 최저치


중남미 국가들, 통화가치 급락에 들끓은 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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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중남미 지역의 잇단 시위와 정치 불안이 통화 가치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중남미 통화 중 거래가 가장 많은 아르헨티나 페소, 칠레 페소, 브라질 헤알은 달러 대비 화폐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신흥국 통화 중 최약세를 보이고 있다.

3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페소는 올해 1월 달러당 37.90페소에서 8월 60.07페소로 상승(가치 하락)하는 등 올 한해만 가치가 37% 급락했다. 현재(12월 30일 기준) 페소화는 1달러당 59.90페소을 기록하고 있다. 채무불이행 우려와 급격한 인플레이션, 경기침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르헨티나 금융시장 위기는 지난 8월 마우리시오 마크리 전 대통령의 1차 선거 패배로부터 터져나왔다. 친시장주의 성향의 마크리 대통령을 누르고 좌파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승리하자 포퓰리즘 회귀 우려가 커지면서 아르헨티나 주가와 페소화 가치가 급락한 것이다.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에 570억 달러(약 66조원)의 구제금융에 합의한 바 있다. 이는 IMF 구제금융 사상 최대 규모로 꼽힌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지난 20일 만기가 돌아온 총 91억 달러의 단기부채에 대해 상환을 내년 9월로 연기하면서 아르헨티나 정부의 신용등급은 재조정됐지만 여전히 시장의 우려를 해소시키기엔 불완전한 수준이다. S&P는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을 CC로 상향조정하면서도 "여전히 부정적 전망이 존재해 적시에 부채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간주된다"고 평가했다.


두달 째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칠레 역시 최악의 사회불안으로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칠레 페소는 달러당 751.88페소로 가치가 급락하면서 역대 최저점을 찍었다. 칠레에서는 지난 10월 정부가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을 50원 올리려 한 것을 계기로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현재 사회 불평등을 야기하는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로 확대됐다. 민생고로 인한 사회불안이 이어지면서 칠레 페소 가치는 최근 한달간 10% 넘게 추락하기도 했다.


주변국들의 정치불안과 시위로 인한 통화위기는 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까지 영향을 미쳤다. 브라질 헤알은 달러당 4.0헤알로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보유 달러를 대거 내다파는 등 통화가치 방어를 위한 실물개입에 나섰지만, 환율약세는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브라질 정부가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금리를 인하하면서 도리어 헤알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1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4.50%까지 인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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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주요국들이 통화가치 약세로 금융시장 불안을 겪고 있지만 오히려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가 기대되는 남미 국가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에 인접해 있는 인구 78만명의 가이아나는 올해 4.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5년 발견된 유전에서 하루 75만배럴을 생산하면서 IMF는 가이아나의 내년 경제 성장률을 무려 86%로 예상했다. 중국 성장 전망치의 14배에 달한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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