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中, 내년 '바오류' 깨진다…日 성장세도 둔화"

한국은행 '해외경제 포커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미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대외 불확실성과 내수부진이 지속되며 '바오류(保六·경제성장률 6%대 사수)'가 깨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9일 발표한 '해외경제 포커스'에서 "2020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올해(6.1% 내외)보다 낮아진 5.9% 내외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 경제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타격을 입고 있다. 상반기 중에는 1단계 무역합의로 대외 불확실성은 다소 완화되겠지만, 투자 및 소비 심리가 크게 살아나지 않으면서 둔화세가 이어질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하반기 중에는 정부의 경기부양정책 효과가 나타나면서 고정자산투자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2020년 경제성장률은 6% 밑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것이 주요 기관들의 분석이다. 중국 사회과학원과 주요 금융기관은 6.0%를 전망치로 내놓고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은 5.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5.7% 등의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은은 특히 중국의 고정자산투자와 수출입은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대책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소비는 물가상승 및 자동차 판매 부진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대내외 불안요인을 완화시키는 데 경제정책의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됐다. 완화적 통화정책도 이어가겠지만, 소비자 물가상승을 감안해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치세(부가가치세) 등 세금 감면과 더불어 인프라투자 확대와 고용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한편 올해 경제 회복세가 둔화됐던 일본은 2020년에도 1% 미만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1.0% 내외로 전망되지만, 내년의 경우 0.5~0.7%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는 최근 완화적 금융환경과 대규모 재정지출에도 불구하고 수출 및 산업생산 부진 등으로 회복세가 둔화됐다. 취업자수 증가세 지속 등 고용사정은 호조를 보였지만 물가는 에너지가격 하락, 장기간 경기침체 경험에 따른 학습효과 등으로 낮은 오름세를 지속했다. 생산가능 인구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일본은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4월 일본 정부와 국회는 외국인 근로자 취업제한 완화를 골자로 하는 개정 법안을 시행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올해 한국 수출규제 여파로 인한 타격도 컸다. 올해 9월까지 누적기준 한국인 관광객수는 493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3.4% 감소했으며,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행된 3분기의 경우 전년비 36.3%나 줄어들며 감소폭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수출 규제 전 방일 관광객 중 23.2%에 달하던 한국인 비중은 9월 8.9%까지 급감했다. 한일관계 경색으로 관광객이 급감하며 총 692억6000만엔 규모의 일본 내 소비 감소를 초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의 금융시장은 대체로 안정적인 가운데, 일본은행(BOJ)은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당분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를 초과할 때까지 본원통화 확대 방침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BOJ의 추가 금융완화 실시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국제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지며 엔화가치가 급속히 강세를 보일 경우 단기정책금리 인하를 포함한 추가완화 가능성이 높아질 소지가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