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뛰자, 건설코리아]천연가스를 고부가 석유로…우즈베크 '新실크로드' 뚫는다
우즈베크 첫 가스액화처리시설 GTL 플랜트
천연가스 가공해 등유·경유·나프타 등
고부가가치 액상 석유제품으로 변환
화석연료 고갈되며 GTL 개발에 관심
복잡한 공정, 통합엔지니어링 기술 중요
2011년부터 6개 수주 따내며 기반 닦아
중앙아시아 넘어 아프리카 시장 공략
우즈베키스탄 카쉬카다르야 주에 위치한 현대엔지니어링의 GTL 플랜트 현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우즈베키스탄에서 다섯 번째로 수행하는 프로젝트로 2016년 12월 착공했다. 계약금액은 총 26억2000만달러(약 3조530억원).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프로젝트가 우즈베키스탄 최초 GTL 플랜트라는 점에서 현장은 물론 본사 임직원들도 자부심을 갖고 사업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사진=현대엔지니어링).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서 남서쪽으로 약 400㎞ 떨어진 카쉬카다르야주. 한때 중앙아시아 실크로드 문화의 중심지였던 이곳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가스액화처리시설(GTLㆍGas To Liquid) 플랜트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이다.
GTL은 천연가스를 원료로 액체 상태의 석유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수송을 목적으로 천연가스를 그대로 냉각ㆍ액화시키는 액화공정(LNG Liquefaction)보다 높은 기술 역량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천연가스 단순정제를 넘어 화학반응을 통해 산업 전반에 활용되는 등유, 경유, 나프타 등 고부가가치 액상 석유제품으로 변환시키는 공정이기 때문이다.
◆'우즈벡 최초 GTL 플랜트' 한국 기술로= 현대엔지니어링의 GTL 플랜트는 우즈베키스탄에서 다섯 번째 프로젝트로 2016년 12월 착공했다. 계약 금액은 총 26억2000만달러(약 3조530억원)이며 이 중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은 약 45%인 11억6900만달러(약 1조3623억원)다. 이는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최초로 지어지는 GTL 플랜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같은 상징성 때문에 현장은 물론 본사 임직원들도 남다른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준공 예정인 GTL 플랜트는 완공 후 카쉬카다르야주 가스전의 천연가스를 이용해 연간 디젤 67만t, 케로젠 27만t, 나프타 36만t, 액화석유가스(LPG) 6만3000t 등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대규모 석유화학플랜트로 거듭나게 된다.
이곳의 GTL 플랜트가 천연가스를 액체 석유제품으로 바꾸기 위해선 총 세 개 과정이 필요하다. 천연가스를 합성가스로 만들고, 합성가스를 다시 합성원유로 만들어야 한다. 합성원유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양초의 원료인 파라핀 왁스다. 이를 다양한 공정으로 분리ㆍ정제하면 등유, 경유, 제트유 등의 중간유분(Middle Distillate)과 LPG, 나프타 등 다양한 석유제품을 얻을 수 있다.
◆화석연료 대안으로 떠오르는 GTL= GTL 공정을 통해 만들어진 연료는 일반 원유정제제품과 달리 중금속, 황, 방향족(BTX, 벤젠ㆍ톨루엔ㆍ자일렌)과 같은 대기오염 유발물질 함량이 낮다. 총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석탄과 비교할 때 절반, 석유와 비교하면 70% 수준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GTL 프로젝트에 꾸준히 관심을 두고 있는 이유다.
업계에선 최근 기후변화, 미세먼지 등 각종 이슈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청정에너지 보급 확대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화석연료가 부족한 상황, 셰일가스 개발 등에 따른 가스 산업 부각 등이 맞물리며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해 투르크메니스탄, 모잠비크 등 천연가스가 풍부한 나라를 중심으로 GTL 플랜트는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GTL유 수요도 앞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항공은 2013년 도하발 런던행 항공기를 시작으로 기존 항공유를 GTL유로 대체하고 있고 영국 항공도 일부 항공기에 대해 GTL유 도입을 계획했다.
천연가스는 전 세계에 고루 분포돼 있으며 확인 매장량을 그해의 연간 생산량으로 나눈 수치인 가채연수도 60년으로 석유보다 20년 길다. 화석연료 고갈에 대비한 중요 에너지원으로도 손꼽히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다른 화석연료에 비해 투자비용ㆍ운송비용이 높아 대부분 국가들이 개발에 소극적이었다. 이런 천연가스 개발의 한계를 극복하고 경제적 활용을 촉진시킬 수 있는 것이 GTL 기술이다.
현재 GTL의 핵심원천기술(FT 합성공정) 라이선스는 사솔(Sasol)사와 셀(Shell)사 등 소수의 선진 개발사들이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GTL 플랜트의 에너지 효율을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천연가스의 전처리단계부터 최종 제품을 생산하기까지 각각의 공정을 최적의 상태로 조합하는 통합엔지니어링 기술이 중요하다. 따라서 사업 전반에서 설계ㆍ조달ㆍ시공(EPC) 도급업체의 역할이 크다.
◆중앙아시아 넘어 아프리카까지 GTL 확대= 현대엔지니어링은 우즈베키스탄 최초의 GTL 플랜트를 마중물 삼아 중앙아시아시장, 나아가 아프리카시장까지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세계 곳곳에는 지리적ㆍ정치적 조건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나 파이프라인으로도 이송이 곤란하거나 규모 제약으로 개발이 어려웠던 가스전이 많다"며 "EPC 통합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한 GTL 플랜트 사업 특성에 따라 향후 기획제안형 개발사업으로 확대하는 등 미래 시장에 한발 앞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과 중국을 연결하는 중앙아시아는 오래전부터 국내 건설사에 중동을 대신할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이 지역 중심부에는 과거 실크로드 문화의 중심지로 역사적으로도 중앙아시아 종주국이라고 자부하는 우즈베키스탄이 있다. 천연가스 매장량 1조1000억㎥(2016년 6월 BP자료 기준)와 중앙아시아 최대 인구 등을 가진 저력 있는 국가다. 한편 가스전이 노후돼 신규 가스전 개발이 중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이는 건설업계에 매우 매력적 시장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곳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기반을 충분히 다진 상태다. 2011년 6월 6억9000만달러 규모 우스튜르트가스케미컬 플랜트(UGCC)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우즈베키스탄에 첫발을 들인 이후 그 해 8월에는 칸딤 가스전 개발 마스터플랜 수행을 위한 기본설계(FEED) 용역을 2억4000만달러에 따냈다. 이를 통해 향후 사업에 대한 정보를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입수할 수 있었다. 이후 성공적 사업수행을 통해 발주처로부터 신뢰를 얻은 현대엔지니어링은 칸딤 가스전 개발을 위한 선행사업(4억2000만달러)과 칸딤 가스처리시설(UKAN) 프로젝트(26억6000만달러)까지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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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수행 중인 GTL 플랜트와 더불어 3억7000만달러 규모 타키하타쉬 복합화력발전소를 수주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우즈베키스탄 누적 수주액은 약 49억달러를 넘어섰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2011년 6월 첫발을 내디딘 후 현지 정부, 발주처 등과의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총 여섯 건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며 "이번 GTL 플랜트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모든 사업 영역에서 뛰어난 수행능력을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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