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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 형님 정말 억울합니다" 보배드림은 어떻게 '국민 신문고'가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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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거래 사이트 '보배드림'
커뮤니티 게시판에 '억울한 사연' 공론화
회원들, 사회적 문제 적극 참여로 언론 보도
'인천 송도 캠리 사건', '곰탕집 성추행', '제주도 카니발 사건' 등

지난해 8월 인천 송도 연수구 모 아파트단지 정문 인도에 50대 여성 주민의 캠리 차량이 방치된 모습. 이 여성은 아파트 단지 주차위반 스티커가 부착된 것에 화가 나 자신의 승용차로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막아 물의를 빚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해 8월 인천 송도 연수구 모 아파트단지 정문 인도에 50대 여성 주민의 캠리 차량이 방치된 모습. 이 여성은 아파트 단지 주차위반 스티커가 부착된 것에 화가 나 자신의 승용차로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막아 물의를 빚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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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억울해서 못 살겠습니다. 보배 형님들 좀 도와주세요"


중고차 거래 사이트 보배드림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글 제목이다. 글 내용을 확인한 회원들은 이 글이 합리적으로 의심이 없다고 판단이 되면 '추천'을 통해 '베스트 글'로 보낸다. 베스트로 올라온 글들은 각종 SNS로 확산하면서 공론화된다.

'베스트 글'에 올라오는 글은 보통 억울한 사연을 담고 있다. 보배드림에서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글이 올라오는 '명예의 전당' 게시판에는 '곰탕집 성추행 의혹 사건'을 담고 있는 '제 남편의 억울함 좀 풀어주세요…. 도와주세요' 제목의 글이 가장 상위에 올라있다. 6,548번의 추천을 받았고 72만9213회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 최근에는 또래 성폭력 피해 사실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경기도 성남 소재 '성남 어린이집' 사건 글이 이 사이트에 올라와 공론화됐다. 관련 게시글은 모두 100건 이상으로 보배드림 회원들은 적극적인 댓글 등을 통해 이 사건을 공론화했고, 기사화되었다.


그런가 하면 보배드림 사이트에서 알려지면서 기사화 후 상황이 마무리 되는 사건도 있었다. 지난해 8월 인천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일명 '송도 캠리 불법주차 사건'이다.

이 사건은 인천 송도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여성이 자신의 차량에 불법주차 스티커가 부착된 것에 불만을 품고 자신의 차량으로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막아 입주민들의 불편을 일으킨 사건이다.


일종의 갑질 논란이 불거졌고 해당 사이트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공론화하며 언론에 보도됐다. 결국 이 여성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통해 서면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사건은 나흘만에 일단락됐다.


또 보복운전 피해 사건인 '제주도 카니발 사건'도 보배드림을 통해 알려졌다. 당시 사건 피해자는 운전 중 보복운전 피해를 당했고 이는 청와대 국민청원으로까지 번지면서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당시 피해자는 사건 이후 글을 올려 "여러분들의 큰 도움을 받았음에도 그간 추가 글 하나 올려드리지 못해 늘 마음이 무거웠습니다"라며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보배드림 '명예의 전당' 게시판. 회원들의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글들이 올라온다. 사진=보배드림 사이트 캡처

보배드림 '명예의 전당' 게시판. 회원들의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글들이 올라온다. 사진=보배드림 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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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드림은 한 채용 사이트 기업정보에 따르면 중고차 거래를 목적으로 1999년 설립됐다. 사원은 모두 40명이며 기업형태는 중소기업이다.


그러나 각종 억울한 사연, 자신의 일상생활, 고마운 사연 등이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일종의 '국민 신문고'가 된 셈이다.


보배드림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성별과 연령대는 정확한 집계 현황이 없다. 그러나 중고차 커뮤니티의 특성을 고려하면 30~40대 남성이 유력하다는 것이 이 사이트 이용자들의 의견이다.


평소 보배드림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는 40대 초반 남성 직장인 A 씨는 "일단 연비, 중고차 등 차에 관심이 많은 성별이 남성이고 또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추고 있는 나이대를 생각하면 30·40대가 보배드림 사이트 이용자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중반 직장인 B 씨는 "저는 보배드림에 글을 올리지는 않지만, 적극적으로 SNS 사연을 공유하고 있다"라면서 "특히 최근 '성남 어린이집 사건'의 경우 더 많은 지인에게 공유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명 아재들의 놀이터라고 할 수 있는데, 아재들이 이렇게 극성인지 몰랐다(웃음)"고 말했다.


"보배 형님 정말 억울합니다" 보배드림은 어떻게 '국민 신문고'가 됐나 원본보기 아이콘


보배드림에는 사연들만 올라오는 것은 아니다. 각종 교통사고에 대한 질의응답도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오늘(23일) 올라온 '선넘은 주차차량이 제 차에 침을 뱉었습니다. 제가 잘못인가요?'제목의 글에는 수십건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교통사고 의견 교환을 목적으로 하는 글들의 특징은 차량 블랙박스 영상과 함께 올라온다. 이를 근거로 회원들끼리 최대한 합리적인 결론을 이끌어낸다.


한편 보배드림은 회원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사회적 활동 등을 하는 것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보배드림 관계자는 '보배드림 회원들의 각종 사회적 참여'에 대해 "훌륭한 회원분들이 한 것인데 저희가 부각이되는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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