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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에서 본 K금융]독일 은행도 저금리 직격탄…1년새 지점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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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엿보는 국내 은행의 미래

[獨에서 본 K금융]독일 은행도 저금리 직격탄…1년새 지점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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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은 철저히 내수산업이었다. 국내 시장을 두고 4대 은행, 5대 은행 하면서 파이를 나눠먹어 왔다. 예금과 대출 이자의 차이 속에서 ‘쉽게 돈을 번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은행업은 수출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주 지역으로 금융 영토를 넓히기 위해 국내 은행들이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특히 시중은행들은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해외 선진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우리 은행들은 금융시스템과 규제 선진화, 해외시장 스터디 등을 통해 실력을 갈고 닦아왔다. ‘선진 금융의 교과서’ 독일에서 기업금융(IB) 개척이라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활약하고 있는 시중은행 관계자들을 만났다. <편집자주>


[프랑크푸르트(독일)=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지난 수년 간 수익성 감소로 위기를 겪은 독일 은행산업이 뼈를 깎는 노력으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2016년 이후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슈로 유럽 경제가 휘청거리자 독일 경제도 불확실성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독일 은행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추진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예대마진이 크게 줄었고, 투자 수익도 감소했다. 설상가상 대출 연체율도 올랐다.


현지 상업은행과 저축은행, 주립은행, 외국계 은행들이 수년째 고만고만한 파이를 나눠먹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시중은행에 해당하는 상업은행이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상반기 독일 최대 상업은행인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는 궁여지책으로 합병을 추진했으나 무산되기도 했다.


각자도생에 나선 이들 은행은 대규모 감원과 지점 폐쇄에 나섰다. 도이체방크는 올해에만 1만8000명을 해고했다. 코메르츠방크도 43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국내 시중은행의 한 유럽법인장은 “독일 경기침체가 금융부문으로까지 전이되면서 수만 명의 은행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금융중심지구에 있는 유로화 조형물 뒤로 유럽중앙은행(ECB) 건물이 들어서 있다. 왼쪽 뒤편에는 코메르츠방크 빌딩이 자리하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금융중심지구에 있는 유로화 조형물 뒤로 유럽중앙은행(ECB) 건물이 들어서 있다. 왼쪽 뒤편에는 코메르츠방크 빌딩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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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 수도 급격히 줄었다. 금융감독원 프랑크푸르트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독일 은행권 지점 수는 2만7887개로 2017년 3만126개에 비해 1년 새 8.2%(2239개) 급감했다.


상업은행 지점이 가장 많이 줄었다. 상업은행 지점은 522개 줄어 7770개가 운영되고 있다. 소상공인 신협 등 상호금융이 500개 줄어 8955개, 저축은행ㆍ주립은행은 442개 줄어든 9732개다. 올해 더 많은 지점이 문을 닫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익성 저하가 가장 큰 요인이다. 저금리로 이자마진이 줄어들자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ROE는 기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값이다. 독일 은행은 EU 회원국 은행과 비교해 평균 이하의 수익성을 보였다. 2015년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 따르면 300개 글로벌 은행의 평균 ROE는 8%였으나 독일 상업은행과 저축은행ㆍ주립은행은 5% 이하의 ROE를 나타냈다.


디지털뱅킹 확산도 독일 은행업을 흔들었다. 독일 국민의 59%가 모바일뱅킹ㆍ인터넷뱅킹을 이용하고 있다. 독일인 5명 중 1명(21%)만 일주일에 한 번 영업점을 찾는다. 조재찬 유럽우리은행 법인장은 “독일인들도 우리처럼 간단한 예금인출 업무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나 온라인뱅킹을 이용하는 게 일반화됐다”고 전했다.


이미 포화된 국내 시장에서 수익성 감소를 겪고 있는 국내 은행이 독일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낸 ‘2020년 은행산업 전망’ 자료에 따르면 저성장ㆍ저금리로 대출자산 성장세가 둔화되면 현재 8%대인 국내 은행의 ROE가 7%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내 은행의 지점 축소와 인력 감축은 더딘 편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국내 18개 은행의 영업점 수는 6176개로 지난해 6242개보다 66개 줄었다. 같은 기간 직원 수는 10만6656명에서 10만7079명으로 423명 늘었다. 정부는 금융권 일자리를 ‘양질의 일자리’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로 판단하고 은행에 신규 채용을 암묵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수익성이 계속 악화되면 급격한 인력 감축을 요구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큰 폭의 구조조정을 겪기 전에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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