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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0시간제 시행하는 독일…노동유연성 확보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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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아힘 다마스키 독일자동차협회 매니징 디렉터 인터뷰
선진 노사 관계 확립한 독일 車업계의 노사관계
평생 근로시간계좌제·계절노동자제 통해 '노동유연성' 확보
韓-獨 자동차협회 업계 간 협력 의향서(LOI) 체결

[베를린(독일)=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독일은 기본적으로 주당 40시간 근로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평생근로시간계좌제와 계절노동자제 등을 통해 고도의 노동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주 52시간 근무제의 엄격한 시행과 비정규직 파견 및 대체 근로의 원칙적 불법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회장의 지적에 요아힘 다마스키 독일자동차협회(VDA) 매니징 디렉터(박사)가 내놓은 답변이다.

10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VDA 사무소에서 만난 다마스키 박사는 "평생근로시간계좌제는 한 노동자가 평생 총 노동시간 범위 내에서 특정 월ㆍ주ㆍ일에는 시장 상황에 따라 노동시간을 연장하거나 줄일 수 있으며 계절노동자제는 수요 급증 시기에 일종의 비정규직을 고용할 수 있어 노동 유연성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만기 회장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버나드 메츠 VDA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양국 자동차 업계 간 협력의향서(LOI)를 맺은 자리에서 양측은 생산과 노동 유연성 확보가 곧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필수 요건이라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왼쪽부터)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버나드 메츠 독일자동차협회 회장이 협력의향서 체결 후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산업부

(왼쪽부터)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버나드 메츠 독일자동차협회 회장이 협력의향서 체결 후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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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DA 측은 독일의 경우 4차 산업혁명 진전과 생산 시스템의 자동화, 디지털화, 전기동력차 등 미래차 시대로의 전환 등에 따른 노동력 구조조정을 평균 근로자의 연령이 53세에 이르는 점을 감안해 해고보다는 조기 퇴직 인센티브 제공과 전직 훈련 등을 통해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구조조정은 노동자들의 적극적 협조하에 이뤄지고 있고 노동자들의 전직을 위한 교육 훈련에 대해서도 정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은 수요 급증에 따른 생산 차종 변경도 노동조합과 협의를 해야 하는 등 유연성 확보가 쉽지 않다고 하자, 독일은 생산 차종 변경이 경영층 결정에 영향을 받으며 노동조합은 자동차의 해외 생산보다는 국내 생산을 희망하고 있어 이에 대해 매우 협조적이라고 했다.


정 회장이 "한국은 생산 설비 확대와 노조 협조 문제 등으로 일부 차종의 경우 심지어 1년 이상 대기 수요가 발생한다"고 하자 다마스키 박사는 "독일도 일부 인기 있는 전기차 모델은 6개월 정도 대기가 있지만 생산 시설 확충 등에 따른 것일 뿐 노조의 동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분명히 밝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지난 2월 부분파업으로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생산 라인이 멈춰선 모습/사진=르노삼성

지난 2월 부분파업으로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생산 라인이 멈춰선 모습/사진=르노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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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현대기아차가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했지만 르노삼성과 한국GM 등은 여전히 노동 쟁의로 인한 분규에 발목이 잡혀 있는 데 대해 VDA 측은 노동자 4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파업이 가능한 점, 통상 2~3년 단위의 노사 협상의 효력이 절대적인 점, 노조나 기업 내부가 아닌 밖에서 노조 및 사용자 단체 대표가 대화와 타협으로 분규를 막는 선순환 구조 등을 독일 노사 관계의 특장점으로 내세웠다.


이런 가운데 르노삼성과 한국GM은 여전히 후진적 노사 관계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내내 파업의 악몽에 시달린 르노삼성은 반년 만에 다시 파업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전날 르노삼성 노동조합은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파업 찬반 투표에서 과반 찬성표를 얻으며 파업의 정당성을 확보했다.


다만 이번 투표 결과가 역대 최저의 찬성률(66.2%)을 기록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노조 내부에서도 지난해 장기간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브랜드 이미지 타격을 인식하며 파업에 대한 동력을 잃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비슷한 사정인 한국GM은 강성 기조의 노조 집행부가 들어서며 올해 안에 임단협 타결은 어려울 전망이다. 김성갑 신임 한국GM 노조 지부장은 노동계 내에서도 대표적 강성파로 꼽힌다. 노사 갈등으로 간헐적 파업이 이어지자 사측은 미국 수입차의 비중을 늘리는 등 강경 카드로 대응하고 있다.


반면 대표적 자동차 업계의 강성 노조인 현대차 기아 에서는 최근 들어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지난 3일 현대차 노조는 중도ㆍ실리 성향의 이상수 후보를 신임 지부장으로 최종 선출했다. 그는 일성으로 "무분별한 파업은 지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기아차 노조는 신임 집행부가 들어선 지 2주 만에 임협을 매듭지었다. 무엇보다 무파업으로 이끌어낸 합의라는 데 의미가 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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