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모든 이웃이 '복지 플래너'…사각지대 줄인다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금천구 '동네방네 복지통' 운영
이웃이 어려움 겪고 있다면
이름·주소 적은 엽서 통에 넣어
40곳에 설치해 신고하기 편리

홀몸 어르신 가구에 방문한 생활관리사가 전기밥솥이 설치된 콘센트에 스마트플러그를 설치하고 있다. (제공=금천구)

홀몸 어르신 가구에 방문한 생활관리사가 전기밥솥이 설치된 콘센트에 스마트플러그를 설치하고 있다. (제공=금천구)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우리 같은 사람도 지원받을 수 있나요?"


남편의 실직으로 월세를 못내는 상황에 처한 서울 금천구의 60대 부부. 동주민센터 복지플래너가 집을 방문해 가능한 지원 정책을 알려주자 이렇게 말했다. 고혈압에 치아가 없는 남편(63)과 허리 질환, 천식으로 고생하고 있는 아내(60)는 다행히 서울형 긴급생계(50만원)와 주거지원(30만원)을 지급받은 후 안정을 찾았다. 기초생활수급자 주거급여를 받게 된 이 부부는 에너지효율개선사업을 신청해 누수가 있던 곳을 막고 곰팡이 제거, 보일러 교체 등도 지원받았다.

당장 생계가 어려운 형편인데도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이들 부부가 '발견된' 것은 금천구가 운영하는 '동네방네 복지통' 덕분이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일환으로 금천구는 올해 6월 동네방네 복지통을 10개동 40곳에 설치했다. 가장 큰 장점은 익명성 보장. 이웃 누군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되면 복지통 아래 서랍에서 엽서를 꺼내 이름·주소·연락처 등을 적어 통에 넣기만 하면 된다. 타인의 어려운 사정을 동사무소까지 직접 방문해 신고하는 게 심적으로 불편한 주민을 위해 만들었다. 자존심 때문에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기 부담스러운 주민들도 스스로 활용할 수 있다.


복지통 관리는 동복지협의체에서 맡는다. 수시로 찾아가 엽서는 부족하지 않은지 살핀다. 시행된 지 5개월 동안 복지통을 통해 60대 부부 외에도 혼자 살고 있는 50대 남성과 80대 남성이 복지 사각지대에서 발견돼 지원을 받았다. 양은희 금천구 복지정책과 마을복지팀 주무관은 "상황을 제일 잘 알고 있는 지인이 주변의 어려운 형편을 알려주기 때문에 효과적"이라며 "복지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을 확보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고독사 예방 위한 전력 체크
'스마트 플러그' 사업도 진행
1900여명 달하는 '금천 동행지기'
이웃과 얼굴 맞대며 사각지대 발굴

금천구는 고독사 예방을 위한 '스마트플러그' 사업도 진행한다. 스마트플러그는 휴대폰 충전기·전기장판·텔레비전 등 자주 사용하는 가전제품이나 조명 등에 부착해 전력 사용이 장기간 없는 것으로 추정되면 생활관리사 등 담당자에게 알림 문자가 전송되는 시스템이다. 외출이 거의 없는 중장년 1인 가구나 홀몸 어르신 가구를 대상으로 올해 총 500가구에 2개씩 설치했다.

금천구에 설치된 '동네방네 복지통'을 통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의 정보를 동주민센터에 직접 알릴 수 있다. 통 안쪽에 구비 된 엽서. 이름, 주소, 연락처, 내용 등을 작성하면 된다. (제공=금천구)

금천구에 설치된 '동네방네 복지통'을 통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의 정보를 동주민센터에 직접 알릴 수 있다. 통 안쪽에 구비 된 엽서. 이름, 주소, 연락처, 내용 등을 작성하면 된다. (제공=금천구)

원본보기 아이콘


아울러 금천구는 민관공모로 '금천 동행지기'를 구성했다.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신고망을 확대하고 동 단위 민관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장치다. 이웃과 얼굴을 맞대면서 생활하는 곳들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촘촘한 복지 플랫폼을 만들어가고 있다. 전기검침(한국전력), 가스검침(귀뚜라미에너지), 집배원(구로우체국), 공인중개사, 미용사회, 야쿠르트영업소 등 방문형 종사자들은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으로 생계가 곤란한 상황에 처한 이웃이 없는지 살핀다.


복지 사각지대가 접수되면 동복지협의체·복지통장·통통희망나래단·나눔이웃 등이 방문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떤 서비스를 안내받을 수 있는지 상담하고 지원체계를 마련해준다. 금천구 인적 안전망은 기존 863명에서 금천 동행지기 구성 후 1980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금천구는 약국·병원·편의점·고시원 등과도 업무협약(MOU)을 맺고 금천 동행지기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모든 이웃이 서로에게 '복지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촘촘한 안전망을 구성한다는 목표다.


서울시는 올 한 해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최우수 자치구로 금천구를 선정해 9일 표창을 수여했다. 금천구가 2015년 7월 찾동 1단계 사업을 시작으로 주민과 공공이 함께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노력해왔다고 시는 밝혔다. 김태균 시 행정국장은 "서울시는 찾동을 통해 주민이 지역 공동체 활동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