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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과 탄천이 만나는 곳, 공존의 징검다리를 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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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서울시 국제교류복합지구 수변공간 공모 - 강병근 심사위원장

국제교류복합지구 수변공간 국제공모 과정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강병근 건국대 명예교수가 28일 서울시청사 브리핑룸에서 활짝 웃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
 

국제교류복합지구 수변공간 국제공모 과정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강병근 건국대 명예교수가 28일 서울시청사 브리핑룸에서 활짝 웃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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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C~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65만㎡ 친환경 생태공간
SID 안의 보행교량·수변공간 함께 조성 공모
나우동인 건축사무소 컨소시엄 '더 위브' 당선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도시적 맥락과 조화가 큰 우산이라면 그 아래 최우선 사안은 친환경 생태공간의 조성이라 할 수 있죠. 자연성 회복이 우선 가치였습니다. 두 번째가 여가ㆍ문화ㆍ관광 요소의 도입, 세 번째는 공간으로의 연결과 접근성 확보입니다."(강병근 건국대 명예교수)


28일 서울시가 공개한 국제교류복합지구(SID)의 중심 수변공간은 그동안 시민들이 접해온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마천루가 즐비한 도심과 연결된 65만㎡ 규모의 천변 청사진은 단절된 공간을 잇고 물과 육지의 경계를 허무는 생태 공간이었다. 탄천과 한강이 만나는 곡선화된 수변 공간과 도심과 장벽을 허무는 창의적 아이디어가 숨쉬는 여가ㆍ문화 공간이 제안됐다.

이날 서울시는 3개월간 진행된 SID 탄천ㆍ한강 변 국제지명설계공모의 당선작으로 나우동인 건축사무소 컨소시엄의 '더 위브(The Weave)'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참가의향서를 제출한 11개 팀 중 7개 팀의 공모가 허락됐고 수행 경험, 적정성, 프로젝트 이해도, 아이디어 등을 종합해 최종 당선작을 선정했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이날 탄천보행교 등 탄천ㆍ한강 변 조성의 밑그림이 결정되면서 SID 사업도 탄력을 받게 됐다. 최근 서울시가 건축허가를 내준 현대차 신사옥(GBC)과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를 엮는 SID는 166만㎡ 규모로 국제업무,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시ㆍ컨벤션, 수변을 연계해 마이스(MICE)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수변공간 조성의 기획단계부터 총괄 자문(PAㆍProfessional Adviser)과 심사위원장을 맡은 강병근 건국대 명예교수에게 구체적 미래비전을 들어봤다.

국제교류복합지구의 수변공간 조감도 / 서울시 제공

국제교류복합지구의 수변공간 조감도 /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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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사람 분리 아닌 공존할 때 자연성 회복
폐선되는 올림픽대로 고가, 전망대로 재활용
자연이 빚은 곡선, 수변 살리는 아이디어 돋보여

탄천, 한강의 종점이자 생태 복원의 시작점
중랑천·성북천 등 다른 지천들도 물·육지 경계 허물어야

▲지난 26~27일 이틀간 진행된 심사가 너무 짧지 않았나.

-PA로서 기획 단계부터 몸담았고 운영ㆍ기술위원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기획 단계부터 쭉 연결되도록 하자는 게 서울시의 취지였던 것 같다. 설계공모와 현장설명회, 입상팀 결정까지 (3개월의) 모든 과정이 같은 선상에 놓여 있다.


▲보행교량과 수변공간을 함께 공모한 사례는 드물다고 하는데.

-우리만큼 수변이 풍부한 곳도 없지만 무시하는 나라도 없다. 지금까지 수변은 대부분 토지 확보 차원에서 매립돼왔다. 친수환경으로 조성해 향유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이번 당선작은) 동선을 자연성 회복에 그치지 않고 지역으로 이어가도록 했다. 자연은 사람과 분리된다고 회복되는 게 아니라 다가가 공존해야 비로소 가치가 드러난다. 예컨대 청계천 복원은 자연성 회복에선 여러 제약점이 있다. 이번 탄천ㆍ한강 변 복원은 자연성 회복이란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도다.

▲천변 식생은 그대로 보존되나. 또 '서울로 7017' 설계에 참여했던 네덜란드계 MVRDV가 당선작 컨소시엄에 포함됐는데.

-잔디 이외에 서울시가 이곳에 조경한 것은 없다. 상류에서 떠내려와 자연 착근한 수양버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물길 스스로 계속 첨삭ㆍ퇴적해 만들어진 선형 구조다. 어류나 조류를 포함해 한강 변 기존 식생대와 조화를 이루는 방안을 원했고 앞으로 끊임없이 논의할 것이다. 그리고 MVRDV의 서울역 고가 재생프로그램과 이번 사업은 성격부터 다르다. 완전히 다른 차원의 디자인을 갖고 새롭게 제안하는 것이다. 다만 그 회사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유일하게 폐선되는 올림픽대로 고가를 전망대로 재활용하는 안을 냈다. 이런 제안은 강점이 됐다.


▲최종 탈락한 6개의 안 가운데 버리기 아까운 것도 있을 텐데.

-요소별로 가치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자연성 회복 측면에선 (물의) 자체 정화를 가능케 하는 심도 있는 기술제안도 있었다. 예전 탄천ㆍ한강처럼 아이들이 목욕하고 만질 수 있는 수변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희망도 품었다. 지금 탄천의 물은 자연 정화된 물이 아니라 물재생센터에서 정화돼 내려오는 것이다. 일부 제안자는 탄천의 저수량을 확보하기 위한 합수부의 3m 높이 수중보를 길게 펴서 작은 낙차로 어류 이동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일일이 밝히진 못하지만 (고질적인) 한강 수중보 문제 해결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심사위원 간 이견은 없었나.

-점수로 얘기하기보다 종합적으로 봐야 했다. 개별적으론 도시적 맥락에서의 조화, 자연성 회복 측면에선 (이번 당선작보다) 완벽했던 것도 있었지만 큰 우산에선 한계가 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임기를 마치면 생태 복원의 틀이 또 바뀔 수 있지 않나.

-(웃음)고건 시장 때부터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서울시에서 관련된 자문을 해왔다. 좋았던 것만은 아니지만 시장이 수없이 바뀌어도 기본 철학은 바뀌지 않는다고 본다. 예컨대 오세훈 시장 시절 한강르네상스는 박 시장 때 한강관리 기본계획으로 바뀌어 이어지고 있다. 오 시장 때도 총괄기획을 맡았었다. 전공이 '배리어 프리'인데 도시공간에 더 많이 녹아있다. 예전 청계천 복원 때는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는데 이명박 시장을 상당히 괴롭혔다. 당시 장애인 차별 금지 차원에서 청계천 복원을 살펴봤다. 지금도 유모차와 휠체어 접근이 어렵다는 점은 청계천 복원의 아쉬운 점이다.

국제교류복합지구의 수변공간에 설치될 탄천 보행교 조감도 / 서울시 제공

국제교류복합지구의 수변공간에 설치될 탄천 보행교 조감도 /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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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ㆍ한강의 생태 복원에 대해 얘기하면.

-강은 점이 아니라 선이다. 또 탄천은 한강의 지천이다. 물 흐름은 종점이지만 (사업의) 기획은 여기가 시작점이다. 탄천뿐 아니라 성북천, 중랑천 등 다른 강북의 지천들도 이곳과 전혀 차이 없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공모는) 무척 재미있는 프로젝트였다. 여기서 출발해 위로 강서, 아래로 강동까지 (프로젝트가) 확장됐으면 좋겠다.


▲2024년 SID 사업이 완공되면.

-이 일대 민자유치 등 골격이 드러날 것이다. 도시는 점도 선도 면도 아닌 입체공간이다. 이 공간들이 서로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껴안고 조화로운 공간으로 거듭난다면, 그리고 강남북으로 번져간다면 서울의 미래 모습은 밝다고 본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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