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안 지켜도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 될 수 있어
대주주 적격성 강조했던 정책기조와 정반대 방향
개점휴업 케이뱅크 고려해 또 다시 '예외' 만들어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 자격 기준이 완화됨에 따라,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소비자 보호 등을 내세우며 금융회사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전문은행법의 경우 대주주 적격성 기준이 대폭 완화됨에 따라, 정책 방향을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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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1소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법 가운데 대주주 적격성을 완화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동안 인터넷전문은행법은 금융관련법령과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은 경우 인터넷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없도록 규정했다. 개정안은 이 가운데 공정거래법을 삭제하도록 했다.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더라도 인터넷전문은행이 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법은 일반 금융관련법과 특이한 법체계로 구성됐다. 보통 금융관련법은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한 부분은 시행령 등으로 결정해, 금융당국이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법은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허용한다는 특수성 등을 고려해, 법에 규정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인가요건을 엄격히 해야 한다는 의지가 담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법 개정이 필요했다.

시행된 지 1년도 안 된 인터넷전문은행법이 개정된 것은 케이뱅크 영향이 크다. 엄격한 인가 요건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하는 업체가 없다는 이유 등을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들고 있지만, 자본금 부족으로 사실상 대출을 하지 못해 개점휴업 상태인 케이뱅크의 상황이 법 개정의 주요 사유라는 게 일반적인 금융권과 정치권의 중론이다.


당초 KT는 증자 등을 통해 케이뱅크에 자본을 투입하려 했지만,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인해 대주주가 될 수 없는 상태다.

개정안이 정무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등을 거치면, KT는 케이뱅크의 대주주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이같은 정책 변화는 기존의 정책방향과는 크게 다르다. 지난해 금융위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 계획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대주주 적격성에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을 심사기준에 추가하는 내용 등을 포함되어 있다. 금융위는 "금융회사는 국민의 재산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부적절한 경영이 국민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일반 회사보다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한 공적규율의 필요성이 크다"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준 등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더욱이 금융당국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사태 대책으로 대주주 적격성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 추진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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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 과정에서는 대주주 적격성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에 손을 들어줬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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