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부진에 3분기 사업소득 4.9%↓…통계작성후 최대폭 하락

3분기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3~5분위 사업소득 모두 감소
1분위 근로소득 7분기 연속 감소…EITC 확대로 전체소득은 늘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올 3분기 자영업자 소득을 뜻하는 사업소득이 전년동기 대비 -4.9% 감소하면서 2003년 관련통계 집계이후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소득은 4.8% 증가했지만 소득하위 20%(1분위)의 근로소득은 7분기 연속 감소했다. 다만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실시로 저소득층 소득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3% 증가했다. 전체 가계의 실질소득도 2.7% 늘면서 8분기째 증가했다.

통계청은 21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2019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 결과를 발표했다.

3분기 전체가구(2인 이상) 소득은 487만69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7% 증가했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등을 포함한 경상소득은 3.3% 늘어난 486만1100원이었다. 근로소득과 이전소득은 각각 4.8%와 8.6% 확대된 336만1000원과 60만3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사업소득은 전년동기대비 4.9% 감소하면서 87만9800원에 그쳤다. 재산소득은 2.5% 감소했고 비경상소득은 63.4% 감소한 1만5700원을 보였다. 비경상소득은 경조 소득이나 퇴직수당과 실비보험을 탄 금액 등을 뜻한다.

소득분위별 사업소득을 보면 상위 20%(5분위)의 경우 12.6% 줄어든 154만800원에 머물렀다. 3분위와 4분위 역시 각각 0.8%와 10.0% 감소한 86만3700원과 106만300원을 나타냈다. 반면 1분위와 2분위는 11.3%와 15.7% 증가해 소득이 줄어든 자영업자들이 하위분위로 이동했음을 시사했다.

소득은 모든 분위에서 증가했다. 지난 분기 하락세를 멈춘 1분위 가계의 명목소득(2인 이상 가구)은 월평균 137만4400원으로 4.3% 늘었으며 2분위와 3분위는 각각 4.9%와 4.1% 늘었다. 4분위도 3.7% 증가한 590만3900원을 나타냈다. 5분위의 소득증가율은 0.7%로 가장 낮았다. 특히 1분위는 근로소득이 6.5% 감소했지만 이전소득이 11.4% 증가하면서 전체 소득이 늘었다.

2분기 전체 가계의 명목 처분가능소득은 1.5% 증가했다. 다만 5분위는 0.9% 감소했다. 처분가능소득은 소득에서 사회보장부담금, 이자비용, 세금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하고 자유롭게 소비 지출할 수 있는 부분을 뜻한다.

1분위 소득이 늘면서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37배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0.15%포인트 하락했다. 시장소득 기준 5분위 배율 9.13배에 비해서는 3.76배 포인트 줄어들 것이어서 EITC 등 정책효과가 3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인 것으로 통계청은 파악했다.

박상영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이번 조사에서 EITC 수혜를 봤냐는 질문을 조사가구에 했는데, 1~3분위에서 그렇다는 답변이 많았다"면서 "정부가 의도한 효과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조세, 연금·보험)은 113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9% 증가했다. 경상조세는 12.7% 늘어났고 연금과 사회보험 지출도 각각 5.9%와 7.5% 확대됐다. 가구간이전지출 증가율은 3.0%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7%에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박상영 과장은 "자영업황 악화 등으로 가구간 이전지출이 약한 모습을 보였다"면서 "자영업자 가구의 어려움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