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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오늘로 日 최장기 집권…'포스트 아베' 보이지 않는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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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 2887일 맞이, 아베 1강 체제에 4연임설 대두
역대 장기집권 시기와 달리 후계자 그룹조차 없어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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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포스트 아베'를 위한 경쟁조차 없다."(니혼게이자이신문)


사학스캔들, 손타쿠 의혹, 벚꽃모임 등 연이은 스캔들에도 20일 재임일수 2887일을 기록하며 일본 헌정사상 최장수 총리에 등극한 아베 신조 총리의 입지는 탄탄대로다. 그가 최장수 총리에 오른 배경에는 이른바 포스트 아베로 불리는 확실한 후계군이 없다는 점이 가장 먼저 손꼽힌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포스트 아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잘 알지 못한다.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일찍이 후계자 그룹을 키워 차기, 차차기, 차차차기까지 정권 안정감을 확보하는 일본 정치권에서는 흔치 않은 상황이라는 게 현지 언론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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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아베뿐…4연임설까지 대두= 후계자 그룹 내 경쟁을 유도해 정권기반을 다졌던 역대 장기 집권 시기와 달리, 아베 내각에서는 줄곧 '아베 1강(强) 체제'가 이어지며 후계자 그룹을 일컫는 신조어조차 등장하지 않았다. 이는 아베 총리가 과거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 당시 일찌감치 후계자 그룹 '아사가키코조(麻垣康三)'에 이름을 올린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해당 그룹에서는 무려 3명의 총리가 배출됐다.


오히려 이날 니카이 간사장은 "본인이 (4선 출마를) 결단한다면 전면적으로 지지하겠다"며 이를 위해 당 규칙도 개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사실상 현 정권에서의 포스트 아베를 아베 총리로 꼽은 셈이다. 스즈키 순이치 자민당 총무회장 역시 차기 총리에 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아베 총리는 최근 한 회의에서 "V9에 도달했다"며 자신을 9년 연속 프로야구 일본시리즈에서 우승한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비유하기도 했다. 2012년 중의원 선거 이후 아베 총리는 중의원, 참의원 선거에서 6연승을 거뒀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가 장기 집권할 수 있었던 배경은 유력한 포스트 아베 후보 및 강한 야당의 부재"라고 지적했다. 실책을 반복한 옛 민주당 정권에 대한 불신, 야권의 분열이 아베 총리에게 '선거의 아베'라는 별명을 안겨줬다는 설명이다.

니혼게이자이 역시 "2년 후 자민당 총재선거를 앞두고 있지만 포스트 아베 경쟁조차 없다"고 전했다. 지난달 이 매체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차기 일본 총리 후보를 묻는 말에서 아베 총리는 16%로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20%), 2위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18%)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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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 안 키우는 아베…장기 집권 폐해 쌓이나= 그동안 역대 일본 총리의 장기 집권 시기에는 '확실한 후계자 그룹'이 존재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차기 총리 후보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고이즈미 환경상, 이시바 간사장 등은 당내 장악력 면에서 과거와 달리 후계자 그룹으로 묶이지 못하고 있다.


30대 정치인인 고이즈미 환경상은 수려한 외모 등으로 대중 호감도가 높지만 당내에서는 친아베, 반아베도 아닌 '회색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당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와 맞붙은 이시바 전 간사장 또한 비주류의 대표주자라는 점에서 사실상 집권이 어려울 것이란 평가다. 중의원 9선인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은 최근 공식석상에서 "포스트 아베를 준비하겠다"고 표명했음에도 유력 후보로 언급되지 못한다.


앞서 확실한 후계자 그룹으로 묶인 인물들은 당내 높은 장악력을 발휘하며 대부분 총리직에 올랐었다. 역대 재임일수 3위인 사토 에이사쿠 정권(1964~1972년)에서는 차기 총리 후보군인 미키 다케오, 다나카 가쿠에이, 오히라 마사요시, 후쿠다 다케오, 나카소네 야스히로 등의 이름을 따 이들을 '삼각대복중(三角大福中)'으로 불렀다. 1980년대 나카소네 야스히로 정권에서는 아베 신타로, 다케시타 노보루, 미야자와 기이이치의 이름에서 따온 '안죽궁(安竹宮)'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들 중 총리가 되지 못한 이는 아베 총리의 부친인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뿐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 자신도 2005년 고이즈미 정권 당시 아소 다로, 다니가키 사다카즈, 후쿠다 야스오 등과 함께 '아사가키코조'에 이름을 올렸고, 2006년 총리(1차 내각)로 취임했다"면서 "정치가 안정되는 장기 집권 시기는 후계자 그룹을 키울 기회지만 이번에는 이 같은 신조어도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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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사실상 후계자를 키우지 않는 아베 총리의 행보를 비판하는 일본 정치권 내 목소리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일본 정치권 특유의 당내 파벌 구도가 사라지며 내부 경쟁과 견제, 후계자 육성 등의 긍정적 효과는 물론, 당내 이념과 정책 재검증을 위한 건전한 논쟁마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윗사람이 원하는 대로 알아서 하는 이른바 손타쿠 문화가 확산되는 것도 장기 집권의 폐해로 평가된다. 설상가상으로 아베 총리는 앞서 사학스캔들 등에 이어 이번엔 정부주관 행사인 벚꽃모임을 선거운동 목적으로 악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후쿠야마 데쓰로 간사장은 "정치유산도, 성과도 없는 장기 집권"이라고 비판했다. 공산당의 코이케 아키라 서기국장은 벚꽃모임 스캔들을 염두에 둔 듯 "총리가 앞장서서 도덕적 해이를 저지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아베 총리는 총리관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기간에 끝난 1차 내각을 깊이 반성하고 매일 최선을 다해왔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온 몸을 다해 정책과제에 임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벚꽃모임과 관련한 질문에는 "국민이 판단할 일"이라며 향후 국회에서 답하겠다고 언급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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