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세 논의에 민간도 가세…조세연·경실련, OECD에 의견서 제출
경실련 "제조업은 세원잠식 문제될 이유 없어"
조세연 "B2C·B2B 제조업, 과세 위한 수익 구분 어려워"
OECD 공청회 앞두고 민간 참여 본격화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소위 '구글세'로 불리는 디지털세 도입 논의에 국내 민간 부문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오는 20~2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디지털세 공청회를 앞두고 비(非)정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조세재정연구원이 의견서를 제출했다. 디지털세 부과 대상에 구글, 페이스북 등 정통 정보기술(IT) 기업뿐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들까지 사정권에 포함되자 정부뿐 아니라 민간까지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18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경실련은 이달 6일 OECD에 보낸 성명서에서 "소비재 제조업의 경우 해외법인 영업이익에 대해 현지 세법에 따라 적정 세금이 부과되고 있어 세원잠식이 문제될 이유가 없다"면서 "'다국적 IT기업들의 무형자산과 독과점으로부터 발생되는 조세회피'와 '글로벌 제조업의 가치사슬체계'를 동등하게 간주해 디지털세 과세대상으로 삼는 것은 이중과세 논란을 부추길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OECD는 지난달 초 다국적 IT기업은 물론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다국적기업까지도 디지털세 적용 범위로 보는 '통합접근법'을 제안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전달한 것이다. 접근법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브랜드가치 등 무형자산에 디지털세를 부과하게 된다.
조세재정연구원도 지난 12일 OECD에 보낸 의견서에서 "B2C와 B2B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다국적기업의 경우 수익 구성 요소를 결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OECD의 추진방향에 우려를 나타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경우 휴대전화 같은 B2C사업과 반도체 등 B2B 사업이 주력인데, 브랜드가치 등 무형자산에 디지털세를 부과할 때 수익을 구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조세연은 의견서에서 "특정 회사가 온라인을 통해 B2B 광고를 했더라도 해당 광고는 개인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이런 수익이 B2C 운영에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냐"고 설명했다. 홍성훈 조세연 연구위원은 "국제조세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법인세 제도를 개선한다는 게 디지털세 부과 논의의 핵심"이라면서 "현재 진행되는 OECD 논의는 특정 산업을 염두에 두고 진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는 기재부가 최근 "제조업은 IT기업과 달리 소비자와의 상호작용에서 차이가 있어 차별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전달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국민들 대다수는 원하지 않았는데"…기름값으로 6...
경실련, 조세연 등 비정부 차원에서의 디지털세 의견 전달은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국제 논의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OECD는 다음달 13일에도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에 대한 공청회를 실시한다. 지난달 OECD가 통합접근법을 제안한 직후 삼성전자와 현대차 관계자들을 만나 OECD에 디지털세 도입에 대한 의견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