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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탈취제 '커피찌꺼기'가 비료라고?

최종수정 2019.11.13 06:30 기사입력 2019.11.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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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찌꺼기는 다른 혼합물과 섞은 후 비료나 퇴비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커피 찌꺼기는 다른 혼합물과 섞은 후 비료나 퇴비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생활하면서 주변에서 쉽게 냄새를 맡을 수 있습니다. 상쾌하고 좋은 냄새도 있지만, 불쾌감을 주는 나쁜 냄새도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좋은 냄새가 날 수도 있지만, 좋은 냄새는 대체로 만들어진 향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좋은 향을 가진 약제나 물질을 활용해 공기를 쾌적하게 하는데 이는 '방향제'의 역할입니다. 반대로 나쁜 냄새는 없애야 합니다. 나쁜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는 보통 창을 열어 환기를 시키지만 그럴 수 없는 경우에는 '탈취제'를 사용합니다.


요즘은 커피 찌꺼기도 탈취제로 많이 사용하시더군요. 시중에 남아도는 것이 커피 찌꺼기이고, 구하기도 쉬워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커피찌꺼기가 비료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탈취제는 냄새를 없애는 원리에 따라 흡착법, 산화법, 연소법 등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흡착법은 냄새의 원인물질을 흡착해 불쾌한 냄새를 없애는 방법입니다. 주로 숯이나 제올라이트(Zeolite)가 많이 사용됩니다. 숯은 1g의 표면적이 약 300㎡나 되는 다공성 물질입니다. 다공성 물질은 내부에 빈 공간을 갖는 물질로 충격을 흡수하고, 가벼우면 소리도 빨아들입니다. 냄새의 원인이 되는 물질을 표면의 구멍들에 흡착시킨 뒤 가둬 냄새를 없애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제올라이트는 알루미늄 산화물과 규산 산화물의 결합으로 생겨난 다공성 결정을 지닌 광물의 하나입니다. 결정구조 내에 있는 양이온의 작용으로 불포화 탄화수소나 극성물질을 선택적으로 강하게 흡착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런 성질 때문에 담배 필터나 탈취제 등에 많이 사용됩니다.

그러나 이런 흡착법은 정기적 교체가 필요합니다. 시간이 지나 구멍이 모두 냄새 원인물질로 가득 차면 더 이상 흡착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숯의 경우는 정기적으로 세척해서 먼지나 흡착한 물질을 제거해줘야 합니다.


산화법은 화학적으로 분해하는 방법입니다. 강력한 산화력을 가진 이산화염소(ClO2)를 이용해 냄새의 원인물질을 산화시켜 제거합니다. 이산화염소는 오존 다음으로 강력한 살균·표백 능력을 가진 화학물질로 악취의 원인인 암모니아 계열의 질소화합물이나 황 원자가 들어 있는 유기 화합물인 머캅탄 계열의 황 화합물, 페놀 등과 산화 반응합니다. 이를 통해 구조를 파괴시켜 악취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등 냄새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입니다.

숯은 가장 많이 사용되는 탈취제 중 하나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숯은 가장 많이 사용되는 탈취제 중 하나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연소법은 악취의 원인 물질을 태워서 없애는 방법입니다. 시중에 판매하는 양초가 대표적입니다. 양초가 탈 때는 세 가지 불꽃이 보이는데 가장 어두운 불꽃심 부분의 경우 800~1000℃, 가장 밝은 중간 부분(속불꽃)은 1200℃, 가장 바깥쪽의 겉불꽃은 온도가 가장 높은데 1400℃나 됩니다.


이렇게 양초를 태우면 보기와 달리 타는 온도가 엄청 높기 때문에 불꽃 주변의 공기 밀도가 낮아져 공기의 흐름이 만들어집니다. 이로 인해 공기 중의 냄새 원인물질도 불꽃 속에 빨려 들어가 타버리는 것이지요.


그러나 산소 공급이 부족하면 양초를 구성하는 긴 탄소 사슬이 연소 과정에서 완전하게 분해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발생하는 것이 일산화탄소(Co)나 그을음, 미세먼지 등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불완전 연소가 문제시 되는 것입니다.


커피 찌꺼기도 냄새를 빨아들이는 흡착효과가 뛰어납니다. 그러나 질소와 카페인 성분이 많아 화분이나 화단에 그냥 버려서는 안됩니다. 비료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너무 많이 사용하면 토양을 산성화시켜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버릴 때는 반드시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려서 소각하거나 매각하도록 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커피 찌꺼기로 숯이나 활성탄을 만들어 되팔기도 합니다. 커피찌꺼기 성분의 52% 정도가 탄소라는 점을 이용해 커피찌꺼기를 고형물로 만드는 열분해 공정과 탄소를 농축해 다시 미세구멍을 뚫는 등의 공정을 거쳐 탈취제 등으로 재활용되는 것입니다.


커피 찌꺼기는 다른 혼합물과 섞어서 비료나 퇴비로 사용해야 하고, 쉽게 구한 것이라고 해서 가볍게 버려서는 안됩니다. 불확실한 물질이라면 반드시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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