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글로벌 투자업계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도를 기업평가에 반영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기후변화 리스크 대응 여부가 기업의 손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월가 투자분석, 금융서비스 관련 기업들은 최근 기후변화가 기업의 손익에 미치는 민감도를 수치화한 '기후복원력(climate resiliency)'이라는 새로운 위험지표를 도입했다.
물리적, 경제적, 평판적 측면에서 기후변화가 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과 이런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들이 어떤 노력을 하는지를 분석해 기업가치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월가의 한 펀드매니저는 "토지, 건물, 기계장치 등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유형자산들의 물리적 위치가 기후변화 위험에 어느 정도 노출되는지를 기업평가 항목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서비스업체 S&P글로벌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기업별 기후변화 잠재위험도를 분석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S&P글로벌은 조만간 기후변화와 관련해 가장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는 기업 리스트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 속성에 초점을 둔 이른바 'ESG펀드'도 기후변화의 위험에 주목하고 있다. ESG펀드는 환경과 사회에 대한 기여도와 건전한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투자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투자전략으로, ESG투자전략을 따르는 펀드들이 기후변화를 새로운 투자기준으로 추가한 것이다.
기업 차원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이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70개 이상의 미국 기업들이 기후변화가 사업활동에 미치는 영향도를 분기별로 수치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에 따른 사업별 영향을 이해하고 노출도를 통계화 해 점진적으로 대응해 나갈 지 즉각적인 조치에 나설 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미 서부 최대 전력회사 퍼시픽가스앤드일렉트(PG&E)가 지난 2017~2018년 발생한 산불피해에 대한 배상 책임으로 파산 신청을 하면서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한 월가의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등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도가 높은 지역에 소재한 기업들은 보다 긴급하고 강도 높은 대처에 나서는 모습이다.
재보험사 스위스리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 내 산불, 우박 등 이상기후를 원인으로 하는 재해 발생 건수는 10건을 넘어섰으며 피해액은 10억달러로 추산된다. 이로 인한 보험청구액은 전체 150억달러 중 130억달러(8월 말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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