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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동원 증명할 총독부 보고서 공개…"피해자 추가 확인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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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록원, '노무자원 조사에 관한 건' 등 31일 공개
가이지마 오노우라 탄광 명부 원본·故 김광렬 선생 일기 나와

가이지마 오노우라 7갱에서 작업 중인 조선인 갱부의 모습. 고(故)김광렬 선생이 기증한 사진 중 한 점이다. (출처=국가기록원)

가이지마 오노우라 7갱에서 작업 중인 조선인 갱부의 모습. 고(故)김광렬 선생이 기증한 사진 중 한 점이다. (출처=국가기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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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진상을 규명할 수 있는 조선인 노동력 조사계획 총독부 기록물과 실제 동원된 노동자 명부 등 희귀 기록물이 공개됐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31일 1940년 조선총독부 내무국에서 만든 '노무자원 조사에 관한 건'이란 제목의 기록물 원본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고(故) 김광렬 선생이 2017년 국가기록원에 기증한 조선인 강제동원 관련 문서와 사진, 도면 등 일부 기록 원본도 나왔다.

'노무자원 조사에 관한 건' 문건에는 조선총독부가 조선 전역의 노동력을 조사하기 위해 1940년 3~9월 각 도로부터 회신 받은 공문과 취합 통계자료가 담겨있다. 조선총독부 내무국장은 생산력을 확충한다는 목적으로 각 도지사에게 해당 도의 남녀·연령별로 농가호수와 농업에서 출가 또는 전업이 가능한 인력 및 희망인력을 조사·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문건에 의하면 각 도마다 1인당 이상 경지 면적 기준은 자의적으로 정하도록 했는데 현재 기록이 남아 있는 충남의 경우를 보면 이상 경지 면적을 16반(反)으로 책정했다. 1반은 약 300평으로 이는 한 사람당 4800평 정도를 경작하면 적당하고 나머지 인력은 전업이 가능하다고 본다는 의미다. 이에 따른 동원 가능인력은 남자 92만7536명, 여자 23만2641명 등 116만177명으로 나타났다. 당시 조선인 총 인구 2354만7465명 5%에 해당하며 어린이와 노인, 20세 이상 여성을 제외면 총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남녀 연령 다르게 현황 파악
"일본군'위안부' 동원 목적 추측"
"무단퇴갱·무단도주 많아…본인 의지 반한 동원 추정"

전업 희망인력은 1개면(面)에 5명의 조사원이 직접 현장에 나가 100호를 대상으로 희망 여부를 확인 한 뒤 이상 경지 면적을 곱해서 산출했다. 전업 희망인력은 남자 24만2314명, 여자 2만767명 등 26만3081명이었다. 노영종 국가기록원 학예연구관은 "희망인력이라고 하지만 조사 과정에서 강압적 부분이 포함돼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노무 조사를 실시한 것 자체가 사실상 조선인 강제 징용을 수행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일제는 이 과정에서 남녀의 연령을 다르게 파악을 했다. 여성 노무 인력 기준은 12~19세이고 남성은 20~45세였다. 노 연구관은 "남성과 여성의 연령이 다른 것은 일본군'위안부'를 동원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 않았을까 추측한다"고 밝혔다. 이 기록은 그동안 학계 연구논문으로 발표된 적이 있지만 일반 국민에게는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가이지마 오노우라 제6갱 탄광직원 명부. 탄광직원 인적사항 등이 기록돼 있으며 8486명 중 조선인은 1896명으로 추정된다. (출처=이현주 기자)

가이지마 오노우라 제6갱 탄광직원 명부. 탄광직원 인적사항 등이 기록돼 있으며 8486명 중 조선인은 1896명으로 추정된다. (출처=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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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광렬 선생의 기증기록물은 '가이지마 오노우라 제6·7갱 탄광직원 명부' 원본과 관련 사진 4점, 명부 수집 경위가 기록된 '김광렬 선생 일기' 원본 등이다. 탄광직원 명부에는 1900년부터 50년 간 탄광직원 인적사항 등이 기록돼 있으며 총 8486명 중 조선인(본적 기준)은 1896명으로 추정된다. 해당 명부에는 이들의 이름, 생년월일, 본적, 호주, 가족관계, 고용연원일, 해고사유 등을 담고 있다. 기존에 공개되지 않았던 명부라서 강제 징용 피해자가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 김영지 연구원은 "해고사유에 무단도주, 무단퇴갱 등이 많은 것으로 비추어 볼 때 본인의 의지에 반해서 강제로 동원됐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김광렬 선생 일기'는 명부 수집 과정에서 본인이 직접 했던 끈질긴 설득 과정, 육체적·정신적 피로, 명부를 준 탄광 노무계 직원에 대한 감사의 마음 등 수집 경위와 당시 심경 등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김광렬 선생은 1943년 일본으로 넘어가 후쿠오카 지역에서 생활하며 40여 년 동안 일본 3대 탄광 지역이자 조선인 강제동원 지역인 치쿠호 지역을 중심으로 조선인 강제 동원 관련 기록물을 수집했다. 아울러 강제동원 현장의 처참한 모습을 보여주는 오노우라 7갱 노천갱도에서 일하는 조선인 사진 4점도 공개됐다.

가이지마 오노우라 노천갱(7갱)에서 작업 중인 조선인 갱부의 모습 (제공=국가기록원)

가이지마 오노우라 노천갱(7갱)에서 작업 중인 조선인 갱부의 모습 (제공=국가기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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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록원은 故 김광렬 선생 기증 기록물 중 강제동원 근로자 명부, 건강보험대장, 공상원부 등 248권에 수록된 약 14만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의 인적사항을 연내에 국가기록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부산=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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