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오승록 노원구청장 '생활행정의 목표는 주민 소확행이다'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생활행정의 목표는 주민 소확행이다
행복은 모든 사람이 바라는 삶의 목표다. 돈, 명예, 건강 등 저마다 기준은 있겠지만 얼마 전 들렀던 실내 유아 놀이터는 행복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기회였다. 볼풀장과 편백큐브 등 다양한 장난감들에 파묻혀 뛰노는 아이들, 차도 마시며 육아 정보를 교환하는 엄마들의 편안한 모습에서 행복은 소소한 것에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답답한 집을 벗어나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 보였다.
20년간 미국 하버드대 총장을 역임한 데릭보크는 자신의 저서 '행복국가를 정치하라'에서 사람들의 행복을 결정하는 여섯 가지 요인을 꼽았다. 결혼, 인간관계, 직장, 건강상태, 종교, 정부의 질이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정부의 질’. 즉, 공공부문 역할이었다. 실업과 은퇴 대책, 건강 증진 활동 등 모두 국민행복과 관련된 것들이다.
생활 행정을 펼치는 기초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행복이 나눔과 감사의 마음만으로 충분하다 해도 발을 땅에 디뎌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듯 주민들에게 충만한 행복감을 심어주어야 한다. 일상의 편안함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 고된 하루 일과를 마치고 늦은 시간 퇴근했지만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매야 하고, 휴일을 맞아 모처럼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려 해도 집 가까이에 가볼 만한 장소가 떠오르지 않는다. 아이 키우기도 마찬가지다. 맞벌이 가정은 퇴근 때까지 아이를 안전하게 맡기고 싶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그래도 ‘변화와 혁신은 절박함에서 나온다’고 하듯 주변을 돌아보면 얽힌 실타래를 풀 실마리들이 눈에 띈다.
제일 필요한 것이 여가공간이다. 다행히 노원구는 자연환경이 우수하다. 수락산과 불암산, 영축산과 초안산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고, 중랑천과 당현천이 도심을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역이다. 이를 활용해 동네 곳곳에 한나절 보낼 수 있는 힐링의 장소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수락산에는 서울시 최초의 자연 휴양림을 만든다. 하룻밤이라도 문명의 이기에서 벗어나 보자는 마음에서 편의시설을 최소화 한 불편한 휴양림이다. 한 겨울에도 나비를 관찰할 수 있는 불암산 나비정원도 좋은 휴식공간이다. 정원 주변에는 2시간 코스의 무장애 숲길까지 있어 노약자와 휠체어 이용자도 이용이 가능하다.
아울러 숲길 중간에 장애인들도 산의 전경을 볼 수 있도록 기존 전망대에 엘리베이터도 갖춘다.
지난 2010년 경춘선 열차 운행 중단으로 주민들의 산책코스로 활용되고 있는 6.3㎞에 이르는 공릉동 경춘선 숲길 공원은 추억의 장소로 활용한다. 올 연말이면 기차카페와 생활정원에 불빛정원까지 갖춰 서울의 야간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생활 불편사항도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노원구의 고민 중 하나가 주택가 야간주차다. 오래된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이 없다. 주차장을 만들려 해도 높은 토지 매입비와 주변 민원 발생 우려로 쉽지 않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학교 주차장 개방이다. 학생들의 안전을 고려해 야간에만 개방하는 것으로, 현재 7개 학교에 100면의 주차공간을 확보했고 최대 5000면이 목표다.
또 시급한 것이 맞벌이 가정의 아이 돌봄이다. 결혼한 여성이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주된 이유는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 때문이다. 통계청의 ‘자녀 연령별 경력단절 여성’ 조사를 보더라도 2017년 4월 기준, 7~12세 자녀의 육아 문제로 직장을 떠난 여성은 33만 2000명에 이른다. 노원구만이라도 맞벌이 가정의 고민 해결을 위해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아이를 돌봐주는 ‘아이휴 센터’를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
플라톤은 행복의 조건을 ‘완벽하고 넘치기 보다는 조금은 부족하고 낮은 곳에 있다’고 했다. 적당히 모자란 가운데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삶속에 행복이 있다는 의미로 이해한다. 다양한 마을 살이에서 서로에게 힘이 되는 행복 공동체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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