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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둥성 1인자' 방한‥韓 기업에 몸낮춘 중국, 溫氣에 숨은 뜻

최종수정 2019.10.24 14:38 기사입력 2019.10.2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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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脫중국 위기감‥가까운 韓에 손내밀기

'산둥성 1인자' 방한‥韓 기업에 몸낮춘 중국,  溫氣에 숨은 뜻

'산둥성 1인자' 류자이 당서기 방한

中, 美와 무역분쟁 격화에 글로벌 기업들 탈중국 가속화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코리아 반도체' 중국 투자유치 목적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이동우 기자] "중국이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한국 기업 및 투자 유치를 아예 중단했다. 거만했다. 중국에 대기업 총수나 정부 관계자들이 가도 만나 주지도 않았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의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먼저 한국을 오겠다고 한다. 반도체 등 하이테크 산업에서 글로벌 1위인 한국의 손을 잡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국내 재계 한 고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한국 기업에 대한 태도를 바꿨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때 류자이(劉家義) 산둥(山東)성 당서기 방한을 두고 최근 중국 정부가 한국 기업에 보내는 우호적 메시지의 연장선이란 해석이 나온다. 사드 보복 조치 이후 중국에서 철수하는 한국 기업을 향해 화해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다만, 재계 안팎에서는 한국 경제에서 대중국 교역 비중과 함께 대미국 교역 비중이 높은 만큼 중국에 올인하는 태도는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의 위기감 = 중국 정부의 이례적인 한국기업 챙기기는 표면적으로 시진핑 중국 주석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친칭(親淸)정책'이 배경이다. 정부와 기업 간 관계가 더 친밀하게, 하지만 깨끗하고 투명하게 구축돼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면에는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꾸준히 제기하고 있는 외국계 기업에 대한 차별 문제를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이 있다. 무역전쟁 이후 글로벌 기업들의 탈(脫) 중국 움직임이 가속화하는 와중에 한국 기업들도 잇따라 철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ㆍ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은 기업들의 심각한 탈중국 러시에 직면해 있다. 미국이 부과하는 무거운 관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각종 특별 혜택을 제시하며 외국 기업을 자국 내에 머무르게 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시작된 지 1년여의 기간이 지나면서 애플, 닌텐도 등 50여 개 글로벌 기업이 중국 내 생산 이전 계획을 발표했거나 검토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태도를 바꾼 배경이다. 실제 23일 중국 국무원은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경제 생산력 향상과 고품질 발전 도모로 기업 환경을 최적화한다는 내용의 규정에 서명,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는 기업의 신속한 설립, 동등한 시장 접근, 세금 및 수수료 인하 정책 시행, 자금 조달 개선, 행정승인 간소화, 감독 및 행정법 집행 개선 등이 포함됐다.


◆중국의 러브콜 = 중국 정부의 한국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리 총리가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삼성 반도체 공장을 전격 방문한 데 이어, 중국 내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철수에 대해 관영 매체가 '품위있는 철수'라는 평가도 내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리 총리의 삼성 반도체 공장 방문을 1면에 보도했다. 인민일보가 총리의 외국기업 방문 소식을 1면에 배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중국 정부가 현대자동차그룹 중국 내 합작법인인 쓰촨(四川) 현대에 지분제한의 빗장을 풀고 현지법인 지분 100% 매입을 허용할 것이란 중국 내 보도가 흘러나왔다. 중국 자동차산업의 경우 중국 측 지분이 50% 이하가 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지만, 오는 2022년까지 자동차 산업 외국 자본 비율을 철폐키로 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실제 피부로 느끼는 점도 달라졌다. 최근 중국 상무부 아시아지역 담당인 펑강 아주사 사장을 만난 포스코 고위 임원은 "상무부 국장급이 직접 회사를 방문해 기업활동의 어려운점을 묻고 간 것도 고무적인데 빠른 피드백과 해결책 모색까지 약속한 것은 이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달라진 변화"라며 "실제 피드백도 오고 있으며, 접수된 애로사항이 어떻게 해결되고 있는지, 문제 해결에 어떤 도움을 줬는지 등이 상무부장에게 직접 보고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펑 사장은 현장 방문을 선택한 기업 5곳중 중국 3사를 제외한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으로 채웠다.


◆하이테크 원하는 중국 = 재계에선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다급한 중국의 몸 낮춘 공세에도 불구하고 류 당서기의 이번 방한이 한국 기업에는 '양날의 검'이란 분석이 나온다. 생산직 임금, 토지 임대료, 대미 수출 관세 등 생산환경이 녹록지 않은데다 반도체로 대표되는 첨단산업 생산기지 추가 이전을 요구해 올 가능성이 크다. 류 당서기가 중국 정부의 기업들의 요청을 대변해 이번 방한에서 삼성과 SK의 고위인사를 접촉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재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한국에 원하는 것은 반도체 기술이나 공장 이전"이라며 "삼성전자, 하이닉스에 대한 적극적인 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경제가 6% 이상의 중고속 성장을 유지하고 미국과의 패권다툼에서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 '코리아 반도체' 기술이나 공장이전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기술수준이 발전하고, 생산비용이 올라가면서 일반적인 생산공장으로는 차세대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중국과의 호혜적 협력을 통해 강대국인 중국 성장의 과실을 함께 할 수도 있지만, 반도체업계는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다. 중국이 보내는 온기(溫氣) 속엔 기술추월의 위험성도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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